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럽의 진짜 문제: 자동차 판매할 수 없는 프랑스

▶유럽의 거대한 문제(enorme problem)를 한번에 설명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프랑스가 자동차 판매 능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By Shawn Tully◀

그리스가 연일 헤드라인에 장식되고, 각국의 골칫거리로 인식되는 이유는 아마 ‘그렉시트 Grexit’ *역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유로존의 미래에 가장 큰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가장 큰 위협임에도 가장 쉽게 간과되는 문제는 유로존의 제2, 3 경제대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유럽의 거대한 문제(enorme problem)를 한번에 설명하는 요소가 있다. 바로 프랑스가 자동차 판매 능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프랑스의 자동차 생산비용은 경쟁국들보다 훨씬 높다. 프랑스에서 자동차나 철재를 생산할 때 들어가는 시간당 인건비는 지난 10년간 17%나 급등했다. 독일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임금이 2008년 이후 겨우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 제조업체들이 이익 창출에 너무 굶주린 탓에, 구식 공장과 IT 시스템을 교체하거나 개조할 여력을 가지지 못한다는 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랑스가 노동시장을 자유화하고 지난 6년간 7~12%가량 단가를 낮추는 등 우왕좌왕하는 동안, 아일랜드와 스페인, 포르투갈은 온갖 조치들을 단행해왔다. 결과적으로 프랑스의 경쟁력은 심한 타격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유럽 전체 수출에서 프랑스의 비중은 12%에서 9.5%로 추락했다. 서부 유럽의 주요 국가들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이었다.


고전하는 나라가 프랑스뿐만은 아니다. 이탈리아 제품은 심지어 더 비싸졌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이탈리아의 제조비용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카네기 재단(Carnegie Endowment)의 이코노미스트 유리 다두시 Uri Dadush는 “이탈리아를 주시하고 있다”며 “그들은 독일에 비해 엄청난 경쟁력을 상실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테오 렌치 Matteo Renzi 총리의 개혁 노력에도, 이탈리아는 여전히 국가노동협약-임금이 경제 산출량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도록 보장한다에 따라임금을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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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국가의 경제적 선도 분야를 살펴보자. 바로 자동차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모두 주로 중저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푸조 Peugeots, 르노 Renaults, 피아트 Fiats가 국내 및 유럽시장을 공략하려면 저렴한 가격과 낮은 생산비용이 필수적이다. 저비용을 들여 비싼 고급 차량을 판매하는 독일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같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프랑스의 르노와 푸조가 서부 유럽에서 판매한 차량 수는 350만 대에서 250만 대로 하락했다. 반면 유럽시장의 약세에도 독일의 폭스바겐, 다임러 Daimler, BMW가 판매한 차량 수는 450만 대로 20만 대 증가했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이 하향세에 변화가 있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수출이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타 통화대비 유로화 가치가 하락한 덕분이다. 이 효과는 딱 현재까지일 것으로 보인다. 임금을 삭감하고 엄격한 노동법을 완화하고 고수익 제품으로 전환해야 약화된 수출을 되살릴 수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라이벌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도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 현존하는 유로존의 다음 위기는 현재 경제난을 겪는 국가가 아니라,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두 주요 경제대국에서 발생할 것이다.

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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