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이 세계적 투자은행인 ING그룹과 합작, 한미·외환은행에 이어 합작은행으로 탄생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금융산업은 뉴브리지에 매각되는 제일은행과 외환·주택 등 다국적 합작은행, 일반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 4각체제로 완전 재편된다.주택은행은 15일 네덜란드 ING그룹에 주택은행의 지분 9.99%(991만4,777주)를 3,321억4,500만원 규모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작은 전부 신주발행 형태로 진행된다. 환율에 따른 위험은 ING측이 지게 되며 금액은 원화로만 환산된다.
양측은 이와 함께 자회사 공동경영도 추진키로 해 주택은행은 ING그룹 계열의 ING생명 지분 20%를 갖고 ING는 주택은행 자회사인 주은투자신탁의 지분 20%를 취득하게 된다. 주식보유는 매년 5%씩 늘려나간다. ING는 또 외환은행과 달리 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갖지 못하는 대신 주택은행에 상임이사 한명과 비상임이사 한명씩을 파견한다. 여기에 부장급 인원 3~4명과 전산팀도 주택은행에 보내며 주택은행은 직원 100~150명씩을 ING에 300일 동안 무상 연수시킨다.
양측은 앞으로 국내에 투자신탁과 증권 등 모든 소비자금융기관을 지속적으로 설립키로 했으며 지분은 50대50으로 보유하기로 했다.
양측의 이번 계약은 양해각서(MOU) 형태가 아닌 최종 투자계약(INVESTMENT AGREEMENT)으로 절대적인 구속력을 가지면 주금은 오는 8월15일 들어오게 된다.
주택은행은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전략적 제휴방침을 공식 확정했다.
주택은행의 이번 외자유치는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진행해왔던 외자유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외국의 초대형 은행과 국내 은행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합작은행으로 재탄생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ING그룹은 주택은행과의 계약에 따라 주택은행 전체 지분의 10%를 넘게 보유할 수 없으며 정부를 최대주주로 인정한다. 정부지분은 이번 계약에 따라 종전의 16.11%에서 14.5%로 줄어든다.
ING는 이와 함께 이사회 동의 없이는 주식을 현재보다 더 늘릴 수 없으며 앞으로 5년간 지금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ING가 주식을 팔 경우 이 계약을 깨진다.
ING그룹은 세계 10대 기업으로 보험·증권·은행 등 75개 계열사를 지닌 세계 최대의 금융백화점이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