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법사위/‘DJ 비자금’ 검찰수사 여부 논란/국감초점

◎신한국­“즉각수사,뇌물죄 등 적용 사법처리”/국민회의­“정치공작… 공명선거 죽이기 초래”여야 정치권이 14일 「DJ 비자금」에 대한 검찰수사 여부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보였다. DJ 비자금 관리설을 폭로한 신한국당은 이날 국회 법사위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통해 『검찰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거액 비자금 조성에 대해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이 주장한 DJ의 비자금 관리설은 허구와 확대포장으로 국민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검찰은 신한국당의 정치공작 도구가 되지말라』고 주문했다. 이날 첫 질의에 나선 자민련 함석재 의원은 『검찰이 신한국당 후보지원을 위해 「DJ 비자금」 수사에 나설 경우 대선이 60여일 밖에 남지않아 진실규명이 어렵고 검찰총장이 취임때 강조한 경제발전에 장애가 되며 더구나 검찰 수사의 형평에 맞도록 지난 92년 대선때 여당 후보와 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의 경선자금도 함께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송훈석 의원은 『신한국당이 지난 7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가 처조카인 이형택씨를 통해 3백65개의 가·차명과 도명계좌를 개설, 6백70억원의 비자금을 불법으로 조성, 관리했다는 사실을 발표하고 검찰에 수사착수를 촉구했으나 아직까지 수사에 착수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질타했다. 송의원은 또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지난 87년부터 97년까지 동화은행과 한일, 국민, 조흥, 외환, 제일, 상업, 기업, 서울, 주택, 한미, 장기신용, 농협, 축협과 대한투신, 중앙투금, 대신증권 등 18개 금융기관에 차남 김홍업 등 친·인척 40명과 이수동 아태재단 행정실장 등 측근인사 명의로 3백42개에 모두 3백78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분산 은닉한 사실이 있다』며 『검찰은 이같은 계좌금액에 대한 확인작업과 함께 자금출처, 수수명목을 조사해 김총재를 조세포탈과 뇌물죄 등으로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국민회의 박상천 의원은 『금년 5월 한보사건 수사 당시 지난 92년 여야 대선자금 검찰수사 요구를 묵살하게 한 신한국당이 이제와서 DJ 지지도가 오르자 DJ를 수사하라고 요구한 것은 DJ 이미지 실추를 위한 책략』이라고 지적했다. 박의원은 이어 『이회창 후보는 3김청산을 위한 것이라면 왜 한보사건 당시 시간 여유가 있을 때 3김청산을 하지 그 때는 양김 대선자금 수사를 거부하고 왜 선거개시 1개월전에 하는가』라며 『이는 이후보 지지도 열세를 만회할 길이 없어 선택한 「정치공작」임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박의원은 또 『신한국당이 실명제를 위반한 불법자료로 수사를 강요하고 있을 뿐아니라 동화은행 영업1본부장인 이형택씨가 7년간 운영한 가·차명계좌 3백49개의 입금누계 총액 2백95억원이 마치 전부 DJ자금인양 왜곡했고 이같은 액수도 노름판돈 계산방식으로 만들었다』고 조목조목 따졌다. 박의원은 더구나 『건국 이후 선거를 앞두고 야당후보를 수사한 적이 있느냐』며 『검찰 수뇌부가 신한국당의 압력에 굴복할 때 단순히 「검찰죽이기」를 넘어 「공명선거 죽이기」와 「경제죽이기」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정중히 충고했다. 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김대중씨가 기업체 등으로부터 받아 조성한 자금을 친·인척 명의로 은닉한 증거를 일부 공개하겠다』며 『예를들면 차남 김홍업씨의 장모 한숙자씨가 지난 93년 1월25일 아멕스은행 서울지점에서 1억9천9백만원의 양도성예금(CD)을 매입했다』고 주장했다. 답변에 나선 김태정 검찰총장은 DJ비자금 수사착수와 관련, 『검찰은 범죄인정 자료가 있을 때만 수사를 착수할 수 있기 때문에 신한국당 발표내용이 과연 범죄인정 자료가 되는지 면밀히 검토한후 수사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총장은 이어 『신한국당이 고발해올 경우 역시 신중한 검토를 거쳐 내사와 수사착수 여부를 신중히 처리하겠다』며 『아직 구체적인 자료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지만 현재 신한국당 발표내용과 여야 의원들의 질의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이번 DJ비자금 정국은 구체적인 실증자료가 나오지 않는한 소강상태로 접어들 가능성이 적지 않다.<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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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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