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亞太화공연맹 학술대회] "새천년 화학산업이 주도"

『21세기초에는 정보통신 생명공학, 에너지, 환경분야가 가장 유망한 산업이 된다. 화학산업은 바로 그런 산업들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되는 요소다.』아시아태평양 화학공학연맹(PPCCHE)이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지난 16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대규모 학술대회를 열고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12개국과 미국·영국 등의 화학공학 관련학회들이 한자리에 모여 「21세기는 화학산업이 주도한다」는 명제아래 열고있는 대규모 학술대회다. 이번 학술대회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학술단체들이 모여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수준에서 완전히 탈피, 국내외 유수의 화학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화학산업과 학술의 접목을 시도한다는데 있다. 물론 양적으로도 총 550여편의 연구논문이 발표돼 학술작업이 풍년을 이루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식량·에너지·질병·환경등 모든 문제를 화학이 해결할 것」이란 자신감을 바탕으로 화학산업이 왜 중요한지를 널리 알리는데 촛점을 맞추고있다. 특히 17일 기조연설에 나섰던 LG석유화학 성재갑(成在甲)회장은 21세기를 화학산업의 시대로 산업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21세기는 왜 화학산업의 시대인가 = 지난해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기업을 보면 화학산업이 제조업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액기준 25%수준이다. 종업원수로는 15%인 반면 이익비중은 34%로 타 산업을 압도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투입하고도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매우 효율적인 산업이란 뜻이다. 새로운 천년에서 화학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흔히 21세기 핵심산업으로 정보통신과 생명과학, 환경및 에너지분야가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 산업은 광학전자학, 생물전자학, 생명공학, 기계역학 등에서 볼 수 있듯 여러 학문들의 제휴와 여러 기술과 산업의 성공적 융화에 의해서만 실현된다는게 화공학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생명공학은 분자생물학, 화학, 생물화학공학 등의 최적으로 통합하지않는다면 성공할 수 없다. 여러 학문간의 제휴를 통해 선진기술을 완성하려면 최적의 구조와 특성을 갖춘 물질과 공정을 개발해야한다. 결과적으로 여타 산업이 성공을 거두려면 화학산업을 통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정보통신과 화학산업 = 정보통신분야에서 주요 현안은 디스플레이와 저장, 기록장치 등을 어떻게 하면 고기능, 소형화,경량화하느냐다. 정보통신분에서 화학기술로부터 얻어지는 기초소재의 대표적인 예로는 플라스틱 메모리, 플라스틱 광학섬유, 전도성 고분자와 같은 매력적인 고분자들이다. 반도체재료나 광학마그네트도 좋은 예다. 화공업계는 특히 디스플레이분야에서 화학산업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21세기에는 현재 개발중인 여러 종류의 평면 디스플레이들, 즉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필드에미션 디스플레이, 전자발광 디스플레이 등의 사용이 보편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화학산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형광체나 개량화된 컬러필터, 전자발광물질등을 개발해야한다. 저장분야에서도 화학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 노트북컴퓨터나 휴대폰, 캠코더. 디지털카메라 등은 다양한 휴대용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충전방식이 개발돼야하고 용량이 크면서 크기는 아주 작은 배터리도 필요하다. 화학산업의 산물인 「폴리머 2차전지」는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후보 중 하나다. ◇생명공학과 화학산업 = 21세기엔 생명공학 분야에서 유전자 치료와 암치료, 통증완화 호르몬 치료, 부작용이 없는 이식 등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암·에이즈등 질병극복과 노화현상의 메카니즘 파악, 젊음 유지등 21세기 생명공학에 기대하는 바는 무척 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 인간의 수명이 150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할 정도다. 화공학계와 화학업계는 이런 면에서 화학산업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고있다. 바로 이런 낙관적 시나리오의 배후엔 화학산업이 있다는 것. 화학산업은 새로운 물질합성을 통해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고 의학적으로 적용가능한 물질이나 생산공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공신장에 폴리머를 처음으로 적용한 이후 의약용 플라스틱의 용도가 급속하게 늘고있다. 압력과 온도에 대한 저항성, 가수분해에 대한 안전성, 인체에 대한 적합성등에서 의약용 플라스틱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화학산업으로 얻어진 물질들이 유용하게 사용될수록 생명과학 산업은 나날이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하고있다. ◇환경·에너지와 화학산업 = 화학산업은 이처럼 중요성이 부각되고있지만 아직도 환경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을 벗지못한게 사실이다. 환경문제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기술이 절실한 이유다. 아무리 미래산업의 밑거름이 되는 핵심영역이라도 인류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환경파괴를 불러온다면 존재가치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그만큼 화학산업이 환경에 대해 기울이는 노력은 대단하다. 석유화학업계는 『화학산업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큰 공헌을 했음에도 사람들이 수질과 대기·토양오염의 주범으로 인식, 화학산업에 대한 규제를 불러왔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실제 화학산업과 연관된 산업폐기물의 양은 전체 오염원의 4%에 불과하다며 항변하고있다. 알려진 것과 실제가 다르다는 주장인 셈. 일부에서는 『환경규제가 화학산업에 또 다른 사업기회를 주고있다』는 역설적인 평가도 내린다. 그 이유는 「환경사업은 그 자체가 화학의 큰 범주 안에 속해있다」는 명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느 산업이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화학업계는 『오직 화학만이 근본적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화학업계 일부에선 대기오염, 해양오염, 산성비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화석연료의 대체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기초물질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손동영기자SONO@SED.CO.KR

관련기사



손동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