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보철강 경영정상화에 역점/한보부도 수습 정부·한은 대책

◎3자인수 문제 일단 공장완공후로/협력업체 진성어음 일반대출 전환정부가 24일 관계차관회의에서 결정한 한보부도 수습대책은 ▲공장조기완공 등 한보철강의 경영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하청업체 등의 연쇄도산을 막기위해 가능한 지원을 총동원한다는 내용으로 압축된다. 제3자인수 문제는 일단 공장완공이후로 돌려놨지만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해 세제지원 등을 실시할 수 있다는 여운을 일단 남겨놨다. 먼저 정부는 한보철강의 정상화를 위해 금융지원과 경영지원을 병행키로 했다. 제일은행 등 채권금융단이 한보철강에 자금관리단을 파견, 공장완공에 필요한 자금지원을 원활히 하는 한편 포항제철이 위탁경영을 통해 기술 및 경영지원을 담당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미 5조원이상 투자된 한보철강 공장을 그냥 방치할 경우 그 부담이 그대로 국민경제 전체에 떠넘겨지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물론 이같은 지원은 한보의 부도처리를 통해 특혜시비를 피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가능했다. 「철강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 차원에서 한보의 제3자인수를 위해 적절한 지원조치를 취하겠다」는 언급은 향후 산업정책 향배와 관련, 주목되는 부문이다. 이 부문은 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와 사전협의없이 재경원이 청와대 등과 의논해 삽입한 내용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림창렬 재경원차관은 『통산부가 공장완공후 알아서 할 일』이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다른 재경원 당국자는 한보의 산업합리화업체 지정 검토를 강력히 시사했다. 현행 규정상 개별업체를 산업합리화업체로 지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세제지원 등을 통해 철강 등 전략산업의 구조조정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리화지정기준을 고치겠다는 정책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태수 총회장의 경영권 포기와 법정관리로 일단 가닥을 잡은 한보사태는 이제 세계 5위규모의 대형철강공장을 어떻게 특혜시비없이 제3자에게 넘기느냐는 인수 처리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될 국면을 맞게됐다. 한편 한보부도사태에 대한 한국은행의 대책은 금융시장 경색방지를 위한 신축적인 통화공급과 연쇄부도의 파장을 막기 위한 대은행 창구지도 및 간접지원의 두갈래로 크게 요약할 수 있다. 한은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24일 1조원의 자금을 방출하는 한편 25일 부가세 납부와 월말 및 설자금 수요 등 계절적 자금수요가 겹치는 점을 감안, 통화관리를 최대한 신축적으로 운용키로 했다. 한은은 올해 통화관리 목표를 M2 14∼19%, MCT 15∼20%로 정해 운용범위가 6%포인트나 되기 때문에 신축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많다. 박철 한은 자금부장이 24일 『통화관리 목표를 수정치 않고도 충분히 신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해의 4조5천억원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설자금수요와 은행의 지준부족규모 등을 면밀히 점검, 자금공급에 차질이 없게 할 방침이다. 특히 한보그룹 부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청업체 등 협력업체들이 보유한 진성어음에 대해서는 거래은행이 일반대출로 전환해 지원토록 지도키로 했다.<김준수·최창환>

관련기사



최창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