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 사장 퇴진 친정체제 구축/대우,세진경영권 인수 의미

◎사전 협의없이 사업 다각화 추진 ‘관계’ 불편/“작년 대규모 적자… 방치땐 위기” 자구측면도대우통신의 이번 조치는 지난 95년 대우가 세진컴퓨터랜드의 지분을 51% 인수한 이후 경영에서 끊임없는 마찰을 보여온 한상수 세진컴퓨터랜드 사장을 일선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세진에 대한 대우의 친정체제를 확고하게 구축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지난해 수백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세진컴퓨터랜드를 더이상 방치할 경우 그 여파가 최대주주인 대우통신에게 파급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린 자구책으로도 풀이된다. 대우통신은 그동안 7백억∼8백억원 정도의 세진에 대한 받을 어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부도설이 끊임없이 나돌며 골치거리로 등장한 세진을 이번 기회에 어떤 형태로든 정리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따라서 세진컴퓨터랜드는 당분간 한사장의 경영체제를 유지하겠지만 장기적으론 방만한 경영을 정리하는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와 세진은 지난해초 세진의 한사장이 최대주주인 대우와 어떤 협의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부터 불편한 관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대우는 지난해 5월 잇따르는 한사장의 돌출행동과 방만한 경영을 더이상 간과할 수 없다고 판단, 자금지원을 지속적으로 하는 대신 세진이 신규사업에 진출할 경우 반드시 대우의 승인을 거치고 96년 6천8백억원의 매출을 올리지 못할 경우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의 이면계약을 한사장과 하고 자사 임원 2명을 세진에 파견하는 등 섭정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세진이 지난해말 이같은 약속을 어기고 통신판매사업인 홈마트, 편의점, 할부금융회사 등을 설립, 세진을 그룹화하겠다고 독자적으로 선언하면서 대우와의 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악화됐고 결국 이번 조치를 통해 친정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따라서 ▲부도설 ▲완전인수설 ▲경영자교체설 등 끊임없는 소문에 휩싸였던 세진컴퓨터랜드 사태는 한사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는 대신 자신이 1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립PC법인인 (주)세진컴퓨터가 일단 세진컴퓨터랜드에 조립PC제품을 납품하기로 하는 수준에서 일단락됐다. 따라서 변동없는 지분율과 한사장의 조립PC생산 납품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는 세진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한사장을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는데 최우선의 목적이 있었다고 분석된다.<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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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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