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문화경제학회 초대회장 곽수일 교수(인터뷰)

◎“문화-경제 가교역 최선”/“문화가 한나라 경쟁력·미래 좌우/예술 후원사업·정책개발등 모색”『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인간은 물질적인 풍요와 더불어 정신적 풍요도 추구하게 됩니다. 개인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개성화된 요즘 문화는 지속적인 사회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문화 없이는 경제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한국문화경제학회 초대 회장에 선출된 곽수일교수(56·서울대 경영대학장)는 지난 6일 창립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학회 출범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문화경제학회는 「문화와 경제의 만남」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 다가올 문화의 세기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발족한 단체. 학계·문화계·경제계 인사 1백30여명이 참가했다. 『1인당 GNP 1만달러 시대가 되었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개개인의 삶의 질을 보세요. 자동차 홍수에 지치고 매연에 시달려 공연 한번 관람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곽교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유럽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낙관하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평균 월수입이 미화 3백달러에 불과한 헝가리나 체코 사람들도 문화 생활을 향유하면서 삶의 여유를 즐기더라는 것. 『그들을 보면 한 나라의 경쟁력과 미래를 좌우하는 힘이 바로 문화에서 나온다는 걸 느낍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관광지에 한번 가보세요. 콘도나 호텔 같은 하드웨어는 번듯하지만 소프트 웨어나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관광상품도 천편일률적이고 그나마 60∼70년대 것들입니다. 이래서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찾아올 리 없지요.』 문화경제학회가 문화와 경제의 접목을 위해 계획한 활동은 크게 세가지. 먼저 문화의 경제적 가치를 규명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또 문화산업과 시장 실태, 단체들의 공연기획 현황 등도 분석할 계획이다. 기업의 예술인 후원사업과 다양한 정책개발도 이들의 몫이다. 한마디로 예술경영학을 모색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문화는 정신적 풍요로움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가져다 줍니다. 우리 기업이 컬러TV 수만대를 만들어 수출하는 것이나 외국가수가 팝 음악 한 곡을 히트해 벌어들이는 액수가 비슷하다면 문화의 가치를 실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곽교수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예술계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국민들과 함께 문화를 호흡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공연 한시간 전에는 티켓을 70%까지 할인해주면서 일반인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비해 한국에선 초대권을 남발한 뒤 일반인들에게는 비싼 입장료를 온전히 물게 한다는 것. 『하지만 TV프로그램 「열린 음악회」가 인기를 끄는 것을 보노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라도 국민들의 문화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키는데 정부나 기업, 학계 등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지금의 경제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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