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수학노트] 취미가 좋으면 여생이 즐겁다

李 相 澤(안양병원 이사장)중년이 지나면 세월은 참으로 빨리 흘러간다. 어느새 해가 바뀌고 보니 그런 감회가 절실한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어느 호사가는 『50대의 인생은 시속 50X2=100㎞의 속도로 흐르고 60대의 인생은 시속 60X2=120㎞의 속도로 흐르며 70대의 인생은 140㎞, 80대의 인생은 160㎞의 속도로 흐른다』고 말했다. 각기 그만한 속도감을 떠올려 보면 공연한 말장난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몰두할 수 있는 취미, 그런 걸 누구나가 가졌으면 좋겠다. 정년후에 어떤 직업을 가졌든 안가졌든 간에 열중할 수 있는 취미가 없으면 충실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이 못된다. 취미를 영어로 「TASTE」라고 하는데 이것은 「맛」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를 막론하고 취미라는 단어와 맛이라는 단어가 같다. 서로 만족은 다를망정 먹는 노릇이 가장 즐거운가 보다. 그 노릇을 하고 있으면 살아있는 게 즐겁다고 느껴질만한 취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삶의 보람이 느껴질만한 취미 말이다. 그런데 현역시절에 직업에 쫓겨 여가를 즐길만한 정신적 여유가 없던 사람은 정년이 되고서도 이럭저럭 시간을 허비하기 쉽다. 요즘 젊은이들은 참으로 다양한 취미들을 즐기는 걸 보는데 나이 든 세대는 젊어서 일에만 골몰해 취미를 즐길만한 여유가 없었다. 그렇기에 어느 입심좋은 사람은 『젊어서는 체력과 여가는 있으나 돈이 없고 중년에는 돈과 체력은 있으나 여가가 없고 늙어서는 여가와 돈은 있으나 체력이 없어 한평생 연애를 못해봤다』고 했다. 일종의 재담이겠지만 그 「연애」라는 말을 「취미」라는 말로 바꿔보면 어떨까. 체력이 없어져도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취미는 얼마든지 있다. 독서·서예·음악감상·영화감상·어학·공부·그림 그리기·악기 다루기·시 짓기 등…. 취미활동의 가치와 효용성을 생각해보자. 첫째 취미는 누구나 갖고 있는 표현욕을 충족시켜 준다. 각박한 직업에서 해방되고 보면 표현욕이 돋우어지는 경향도 있다. 둘째 취미는 시야를 넓혀주고 인간미를 심오하게 해준다. 셋째 취미는 교우관계를 넓혀준다. 넷째 취미는 뇌의 노화를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전문 연구가의 조사에 의하면 80세가 지나서도 활발한 노인은 취미가 많은 편이란다. 항상 창조적인 활동을 하며 두뇌를 쓰면 뇌세포를 자극해서 두뇌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을 할 것은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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