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세탁기를 일부러 망가뜨렸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를 당한 조성진 LG전자 사장(H&A 사업본부장)이 결백을 호소하며 삼성의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조 사장은 '삼성 세탁기 파손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담은 글과 파손 사건 당시 현장의 CCTV 녹화분을 담은 8분45초짜리 동영상을 16일 공개했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기간 중 현지 가전매장에서 조 사장 등이 만진 삼성전자 세탁기 3대의 문 연결부가 망가진 것을 두고 그동안 삼성은 "고의 파손", LG는 "세탁기 문제"라고 다퉈왔다.
조 사장은 먼저 이번 논란에 대해 "송구스럽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힌 뒤 "사건 당시 주변에 삼성전자 직원들과 수많은 일반인이 있었기 때문에 고의로 파손했다면 삼성 직원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을 수사한 독일 검찰은 이미 불기소 처분을 했지만 저는 이번에 기소됐다"며 "재판에서 밝혀지겠지만 제 개인과 회사의 명예를 위해 현장 CCTV를 분석한 동영상을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유튜브(http://youtu.be/yvrQBRHAc38)에 올라온 LG전자의 동영상은 세탁기 파손이 고의가 아님을 증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제작됐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조 사장이 삼성 드럼 세탁기 문을 연 뒤 두 손으로 체중을 실어 꾹꾹 누르는 장면이다. LG전자는 해외 드럼세탁기 광고에서 아이가 문에 올라타 앉거나 홈쇼핑 방송 도중 튼튼함을 증명하기 위해 문을 힘주어 누르는 장면을 보여주며 "엔지니어 출신 조 사장이 (제품을 살펴볼 때) 몸에 밴 일상적인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또 조 사장 때문에 경첩(힌지)이 움직이거나 세탁기 결합부가 망가지지 않았음을 설명하는 실험장면도 소개했다.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다거나 제삼자가 망가뜨린 게 아니냐는 의혹을 간접적으로 제기한 셈이다.
지난 15일 검찰이 조 사장의 고의성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기소방침을 정하자 궁지에 몰린 LG전자가 여론의 지지를 얻고자 당시 동영상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LG전자의 동영상공개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