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퇴직연금의 자산관리계약을 신탁계약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삼성화재는 금융 당국의 최종 결정이 나오는 대로 당국에 인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그간 손보사 퇴직연금은 보험계약으로 묶인 탓에 자사의 저축성보험과 펀드로만 운용이 가능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손보사가 만든 펀드에 눈길이 갈 리 만무하다. 상품 종류도 적은데다, 보험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라 전문성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퇴직연금 자금이 저축성보험으로 운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손보사 퇴직연금 상품이 경쟁력이 처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보험계약이 신탁계약으로 바뀌면, 손보사의 퇴직연금도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에서 만든 수익률이 뛰어난 펀드 등을 편입할 수 있게 된다.
고객으로서는 자산운용 상품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셈이다.
보험사도 금리 리스크를 낮추는 이점이 있다. 퇴직연금이 주로 저축성보험으로 몰리면서 저금리 상황에서 역마진 리스크가 컸지만, 앞으로는 운용 상품 다변화로 이런 문제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당국의 퇴직연금 운용 방향이 금융회사 간 상품 교환을 강제화하는 쪽으로 정해진 만큼 손보사도 은행, 생보사, 증권사 등과 형평성에 맞게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대해상 등도 신탁계약 인가를 받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