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진핑 "중국 초고속성장 끝났다"

환경오염·빈부격차 등 부작용 해소 위해 속도조절 시사<br>최고지도부 첫 언급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경제가 정부 주도의 초고속성장 시대를 끝내고 지속 가능한 성장 시대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 리커창 총리 등을 포함해 중국 최고지도부가 중국의 고속성장이 끝났다고 밝히기는 처음이다.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 참석한 재계 지도자들에게 "더 빨리 성장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중국은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이 경제성장과 다른 이슈들 간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는 만큼 중국이 아주 높거나 초고속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중국경제 성장률이 일반적인 중국의 목표인 8%를 밑도는 7.8%를 기록한 데 대해 시 주석은 "부분적으로 성장속도를 통제하기 위한 노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 주석은 인위적인 초고속 성장은 아니지만 중국이 비교적 고성장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여전히 경제발전 상승기에 있는 만큼 경제성장 속도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지속적이고 건강한 발전과 개방 수준을 계속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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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그동안 초고속 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며 성장속도를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계속 내비쳐왔다. 올해 양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성장률 목표를 8% 아래인 7.5%로 잡은 것도 '속도완화'를 고려한 일로 해석된다. 중국경제는 고속성장에 따라 스모그와 수질오염 등 환경 문제와 동서부 간 발전격차, 도시 내 및 도농 간 빈부격차 등이 사회갈등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리 총리는 취임과 동시에 도시화의 부작용을 고려한 신형도시화를 강조하며 소득분배 등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 주석은 32개 중국 진출 다국적기업 대표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듣고 적극적인 투자를 제안하기도 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보아오포럼에서 다국적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간담회에서 제인 압달라 펩시 회장은 행정심사제도 개혁과 외자기업의 농업산업 진출 및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을 건의했고 올로프 페르손 볼보 회장은 중국 지방 인프라 사업진출 확대를 요청했다.

시 주석은 건의를 들은 후 "세계경제 회복에는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있지만 중국경제는 공업화와 도시화, 제조업 현대화를 통해 엄청난 성장의 공간이 있다"며 "중국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은 "중국경제 발전의 중심은 녹색ㆍ생태순환ㆍ저탄소 등으로 옮겨가 품질과 효율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은 개방의 문을 닫지 않을 것이며 개방을 확대해 비즈니스 환경과 정책이 더욱 완벽해질 것"이라며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도 혜택을 줄 것이고 그 혜택은 우선적으로 주변국에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 주석의 말에 대해 참석한 다국적기업 대표들은 지적재산권 보호, 외자기업 차별, 서비스업 개방 등 중국의 미진한 개방요인들에 대해 시 주석이 추진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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