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회장 김선홍)의 주력계열사인 기아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기아자동차 노조는 24일 상오 10시부터 3백30여명의 노조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의원대회에서 이에 대한 집중협의를 가진 뒤 조만간 총회를 열어 최종결정키로 했다. 노조 집행부는 당초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위임키로 했으나 대의원들이 결론을 내리지 못해 이를 총회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날 대회에서 대의원들은 『임금을 회사측에 위임할 경우 온갖 루머를 불식시키면서 경영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찬성의견과 『현 회사상황이 조합원의 임금협상을 포기할 만큼 위기상황이 아니다』며 반대하는 의견을 놓고 막판까지 협의를 가졌다. 기아는 이날 최종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매년 분규를 겪은 기아노조가 임금협상 위임 자체를 논의한 것도 커다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강성으로 알려진 기아노조의 이같은 움직임은 계열사인 아시아자동차를 비롯해 올해 재계 전체의 임금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기아는 경영악화에서 벗어나 전체적으로 일체감을 조성, 획기적인 경영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재승 노조위원장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으나 집행부에서 임금을 회사측에 위임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는 것은 확인했다.<최영규·박원배·정승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