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의 신대륙’ 해양개발 닻 올려(신해양시대)

◎망간 2,000억톤 등 부존자원 생산잠재력 무궁/120개 연안국 경제수역 선포 「분할관리」 나서「바다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 21세기 신세계질서는 인류의 마지막 자원보고인 바다를 어떻게 이용하고 경영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게 미래학자들의 전망이다. 바다는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자원의 고갈로부터 인류를 지켜줄 수 있는 마지막 자산이며, 무한한 생명과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잠재적 공간이다. 좀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미래의 해양개발여부는 한 국가의 흥망성쇠에 그치지 않고 어쩌면 인류의 존망과도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이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보고 해양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일. 이제 약속의 땅 해양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은 수산업에서부터 해운업에 이르는 전통적인 해양산업 범주에서 벗어나 해양에너지·해양도시·심해저광물분야 등 해양을 제2의 육상으로 활용하는 기술개발에 모아지고 있다.<편집자주> 각국간의 연안에 대한 기득권주장이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고, 인류의 마지막자원인 공해상의 해양자원의 개발권리를 둘러싸고 세계는 열띤 경쟁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해양을 분할지배하면서도 인류공동의 자산에 대해 개발을 서로 규제하는 신해양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해양의 분할관리를 골자로 한 유엔해양법협약 채택은 이같은 세계질서의 흐름에서 태동됐다. 지난 82년 협약이 채택된 이후 각국은 너나할것없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선포해왔다. 이는 해양의 자유이용시대에서 분할관리시대로 전환을 의미한다. 자원의 보고인 해양은 아직까지 미답지로 남아있다. 그러나 처녀지이기에 세계 각국의 개발선점 경쟁 또는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21세기 세계질서가 해양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해양자원과 개발 해양자원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고 무궁무진하다. 해양자원은 크게 물질자원과 공간자원으로 나뉜다. 물질자원은 다시 생물및 광물자원으로 구분된다. 생물자원은 해조류와 어류 등 재생산이 가능한 자원을 말하며, 광물자원은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와 금속자원을 일컫는다. 또 해상과 해중, 해저의 공간을 해운과 생산, 주거, 관광, 레저산업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일본과 미국, 호주를 비롯한 14개국은 이미 인공섬을 건설한 사례가 있으며, 특히 일본은 고도의 해양산업도시를 구축하는 「마리노폴리스」라는 장기적인 계획을 구상중이다. 생물자원중 어류의 경우 생산잠재력은 최저 1억톤에서 최고 9억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식량기구는 어업과 어구, 어장을 개발할 경우 2억4천만∼4억5천만톤의 어획생산 잠재력을 높일 수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다생물이 지닌 각종 물질 등을 이용한 해양생물공학의 발전도 기대되며 해저에 있는 광물자원은 석유와 가스, 석탄과 같은 에너지자원을 비롯해 모래와 자갈 등의 골재자원, 금과 다이어몬드, 주석, 망간단괴등이 꼽힌다. 이중 각국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수심 3천∼5천m 심해저에 깔려있는 망간단괴층을 개발하는 것. 전해양의 81%를 차지하는 그곳의 광물 부존량은 망간만도 2천억톤에 달한다. 이는 육상매장량 35억톤의 57배수준. 또 니켈 90억톤, 구리 50억톤, 코발트 30억톤, 구리 50억톤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해양생명공학분야도 크게 진전되고 있다. 일본 농림수산청은 아직 이용되지 않고 있는 해양생물로부터 의약품과 고부가치성 원료를 추출하기 위한 5년계획의 해양첨단과제를 마련중이며, 통산성에서는 지난 88년부터 해양생물을 활용하여 고부가가치의 화학제품등을 제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의약품과 기초원자재를 바다에서 찾는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국은 이미 바닷물에서 마그네슘을 추출하는 공장을 운영중이며 일본과 미국은 앞으로 수십년내 고갈될 것으로 보이는 우라늄을 시험생산하는 단계까지 접근해 있다. ○해양분할관리 시대 해양은 무한한 미래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점차 그 개발과 이용에 제한이 가해지고 있다. 인류의 마지막 자산인 해양을 무분별하게 개발할 경우 육상자원이 고갈되는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배타적 경제수역(EEZ) 선포가 그것이다. 이는 곧 바다에 울타리가 생기는 것을 의미하며, 그동안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바다는 신해양시대를 맞아 분할관리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배타적 경제수역제도는 지난 82년 유엔해양법협약에서 명문화한 것으로 영해에서부터 2백해리까지의 수역을 배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에 따라 연안국은 이 해역에서는 해저와 하층토, 상부수역의 모든 생물과 비생물자원 및 에너지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가지며, 인공섬과 시설및 구조물의 설치와 사용, 해양과학조사, 해양환경보호 및 보존에 대한 배타적인 관할권을 가지게 된다. 특히 전세계 연안국들이 모두 2백해리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할 경우 전해양의 35%가 연안국의 관할권에 속하게 된다. 현재 이제도를 채택한 연안국은 1백44개 연안국가운데 1백20개국. 사실상 거의 모든 연안국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9월 이를 채택했다. ○각국의 경쟁 세계 각국의 해양개발과 관련된 경쟁은 해양산업의 육성으로 함축된다. 해양산업은 해양에서 자원을 얻거나 해양공간을 이용하여 이익을 획득할 목적으로 이뤄지는 일체의 기업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해양산업은 수산업과 해운·항만등 전통적인 분야를 제외하고는 그 역사가 짧아 기업보다는 국가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해양관련 기초과학분야의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해저석유개발 ▲해저광업 ▲해양과학탐사 ▲인공위성탐사 ▲해양자원탐사등의 분야에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은 북해의 해저석유개발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함에 따라 국내 해양산업이 성장하게 됐는데 해운항만관리와 조력발전, 해양토목건설분야등 해양서비스분야에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프랑스의 경우 국내의 해양산업시장이 협소하지만 수산양식과 잠수 및 조력발전기술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해외수출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첨단의 조선기술을 이용해 해양구조물의 수출에 주력하는 한편 세계 최고수준의 수산기술에 생명공학을 응용, 더욱 고도화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난 75년 오키나와 해양박람회에 해양도시 애쿼폴리스를 전시한 바 있는 일본은 지난 81년 고베항에 세계 최초의 매립식 해상도시인 포트아일랜드를 완공, 세계를 놀라게 했다.<권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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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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