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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기업일수록 마케팅·영업에 어려움이 큽니다. 혁신센터는 정부 주도가 아닌 SK와 같은 대기업이 맡다 보니 국내외 인적 네트워크와 정보를 얻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이경수 테그웨이 대표)지난 30일 서울에서 두 시간을 달려 찾아간 대전의 SK창조경제혁신센터는 갑자기 찾아온 추운 날씨와 달리 뭔가 '해 보겠다'는 열기로 후끈했다. 창업기업들은 대전에 둥지를 틀었지만, 눈과 마음은 글로벌을 향해 있었다. SK가 선정한 드림벤처스타 기업인 테그웨이도 세계 최초, 최고를 꿈꾼다.
이 회사는 체온을 전기로 바꿔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쓸 수 있는 '유연(유리섬유 기판) 열전소자' 기술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창업했다. 조병진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유네스코는 10대 IT 혁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가 찾던 기술로 해외 기업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스펙대로 샘플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연구소 기업의 기술, 인력과 대기업의 상품기획, 마케팅 능력이 결합하면 성공확률이 높아진다"고 확신했다.
테그웨이와 같은 기술기업을 지원하는 드림벤처스타 프로그램은 SK가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만들었다. 매년 일정 수준의 기업을 뽑아 비즈니스모델 개발부터 자금·판로·마케팅 지원 등 사업화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기업당 창업 초기자금 2,000만원을 지원하고, 기업당 최대 2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제공한다. 현재 10개 기업을 선정해 돕고 있는데, 이들 기업의 대표들은 이구동성으로 혁신센터의 강점으로 SK의 마케팅 지원역량을 꼽았다. SK로부터 전시 공간을 할당받아 오는 3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가하는 최병일 나노람다코리아 대표는 "마케팅 지원과 벤처캐피탈 네트워크 확보가 특히 도움된다"고 소개했다. 또 이상수 옵텔라 대표는 "혁신센터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다는 점이 정부기관 지원 시스템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꿈꾸는 이 대표는 SK의 도움을 받아 오는 3월부터 한 달간 투자유치를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해 110여 일을 운영 중인 SK창조경제혁신센터는 경북·대구·전북과 함께 지금까지 설립된 4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 하나다. 이곳은 대전 지역의 많은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이미 잘 갖춰진 연구·개발(R&D) 기반에 힘입어 다른 혁신센터보다 일찍 자리를 잡았다. SK는 올해에도 혁신센터에 총 30여 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고, SK이노파트너스 등 그룹 내 투자회사를 활용한 글로벌 진출 프로그램(글로벌벤처스타)도 운영 중이다. SK는 여기에 추가로 500억원 가량의 투자펀드를 조성해 유망 창업과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유망기술과 기술수요처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도 구축해 기술 사업화를 지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전성우 SK텔레콤 CEI센터 대전센터운영팀장은 "대전 센터는 창업 지원 원스톱 시스템을 가장 먼저 갖춰 다른 센터의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