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ISA 도입에, 금융지주·투자금융업계 '기대감' 제2금융은 '떨떠름'

비이자 수수료 수입 늘고 계열 증권사와 시너지 효과

금융지주 수익개선 '청신호'

예·적금 내년 저율과세로 전환에 상호금융·저축銀 자금이탈 우려

보험업계 영향은 크지않을 듯

'비과세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도입과 관련, 금융지주사와 투자금융업계의 기대가 높아지는 반면 제2금융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금융지주회사 계열 대형 은행들은 지난주부터 ISA와 관련한 태크스포스(TF)를 일제히 가동하며 수익성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일단 잠재 고객을 선별하고 이들이 5년간 유지할 수 있는 성격의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품이 구성되면 고객의 성향에 따라 은행들이 몇 가지 형태의 ISA 포트폴리오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의 경우 ISA가 활성화될 경우 신탁 보수 등 수수료 이익을 높이는 한편 계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금융지주 전반의 수익 개선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자 보호 때문에 신탁사는 자사상품을 신탁계약에 편입할 수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파생결합상품(ELS·ELF)은 허용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자사 예·적금 상품을 원천적으로 ISA에 담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계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펀드는 제한 없이 담을 수 있다.


비이자 수수료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SA 계좌 수수료는 아직 미정이다. 개인형 퇴직연금계좌(IRP)의 경우 현재 납입금의 약 0.3%를 매년 관리 수수료로 받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ISA는 이보다 더 낮게 수수료를 책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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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행만 별도로 떼어 놓고 보면 ISA 도입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 은행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대형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의 핵심 수익 기반인 요구불 예금 등이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ISA가 신탁형 계좌이기 때문에 현행법상 자사 예·적금 상품을 담을 수 없다는 점도 은행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번 ISA 도입에 따른 최대 수혜주는 가장 대형 증권사(NH투자증권)를 보유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농협금융지주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은행만 남아 있는 우리은행 등은 고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업계의 경우 ISA 도입이 수신 기반을 흔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상호금융업계에 지금까지 돈이 몰렸던 이유는 예·적금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 혜택이 사실상 은행 예적금으로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상호금융 예·적금에 대한 비과세는 내년부터는 저율과세로 전환된다. 신협의 한 관계자는 "상호금융의 유일한 경쟁력이었던 비과세 예·적금 수요마저 은행으로 이동하면 자금 이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직장인 고객들 일부가 이탈할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파장이 크지는 않을 거라는 분석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회 초년생 등 직장인들의 경우도 목돈이 없어 ISA에 큰돈을 넣기는 어렵고 5년간 돈을 묶어둬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역시 ISA 파장을 예의 주시하면서도 관련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저축성 보험 상품의 수요가 ISA 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지만 보험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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