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또 시한 넘긴 결산안

특활비 공방에 본회의 합의 불발

與 "4류국회는 자업자득" 野 비판

특수활동비 협상 결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성태(오른쪽) 여당 간사와 안민석 야당 간사가 31일 국회에서 가진 여야 수석·예결 간사 회동에서 예결위 산하 '특수활동비 개선소위' 구성에 실패한 뒤 취재진에게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양당은 특수활동비 소위 구성에 이견을 보이며 팽팽하게 맞섰고 지난 28일에 이어 이날 본회의마저 불발시켰다. /=연합뉴스

여야가 특수활동비 심의 강화 방안에 합의하지 못함에 따라 지난 2014년도 결산안 법정처리시한을 또다시 지키지 못했다. 여당은 "4류 국회라는 말을 들어도 자업자득"이라면서 책임을 야당에 전가하며 거칠게 몰아세웠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3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노동시장 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는 국민을 위해 회의하는 장소인데 예정됐던 본회의를 당치 않은 이유로 중단하고 국민들을 애타게 기다리게 하는 것은 참 잘못된 일"이라며 "이러니 우리가 국민한테 욕을 먹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의 지적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특수활동비 소위' 구성을 요구하며 28일 예정됐던 본회의에 불참한 일을 겨냥한 것이다.


새정연은 특수활동비 심의 강화의 필요성을 고수하며 본회의 합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종걸 새정연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대표가 석 달 전 국회에서 한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 약속이 거짓말인지 해명해야 한다"면서 "전체 특수활동비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양당 특위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과 안민석 새정연 의원은 이날 오후에 간사 간 만남을 갖고 막판 합의를 노렸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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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배짱싸움'을 벌인 데는 급할 게 없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당이 합의 처리하기로 했던 △2015년도 결산안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시한 연장 △이기택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모두 당장 처리해야만 하는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결산안이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벌어지는 문제는 없다"면서 "과거에도 결산안이 10월 국감이 끝난 뒤 통과되고 그랬던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결산안이 빨리 처리돼) 결산안에 대한 지적이 예산안에 반영되면 좋겠지만 이미 물 건너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이날 처리하지 않으면 해산될 것으로 알려진 정개특위 역시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어서 해당 개정안이 본회의 의결을 마칠 때까지는 활동하는 데 무리가 없는 상태다. 국회법 44조 3항은 특위의 활동시한과 관련해 '법제사법위원회에 체계·자구심사를 의뢰했거나 심사보고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해당 안건이 본회의에서 의결될 때까지 (특위가) 존속하는 것으로 본다'고 규정한다.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역시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는 청문보고서 채택조차 실패한 상태지만 이 후보자에게 치명적 결함이 제기되지 않은 만큼 특수활동비의 여야 합의와 함께 자연스럽게 해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후보자의 전임인 민일영 대법관의 임기가 9월16일까지라는 점도 여야가 조급해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다.

다만 이날 본회의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회는 또다시 결산안 지각처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010년 이후 국회가 결산안 처리 법정시한(8월31일)을 지킨 것은 2011년이 유일하다. 특히 올해는 4년 연속 지각처리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전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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