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활되어야 할 재외국민 선거권/이부영 국회의원·민주당(로터리)

현재 국회에는 해외교포 1백38명이 서명한 「재외국민 선거권 보장에 관한 청원」이 제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실시된 제7대 대통령선거와 71년의 제8대 대통령선거에서 파월 한국군, 서독 파견 광부·간호원 등이 부재자 투표에 의해 선거권을 행사한 바 있다.그러나 72년 10월유신 이후 국내 독재정치에 대한 교민사회의 전반적인 반정부 분위기로 인해 집권세력에 의해 재외국민의 선거권이 박탈당했으며 이러한 과거의 유물이 현재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15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투표권을 찾으려는 교포사회의 움직임이 가시화된 것이다. 현재와 같이 재외국민의 투표권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위헌소지가 있을 뿐 아니라 세계화시대를 맞아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해외교민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오늘날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이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보장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외면, OECD에 가입한 국가로서의 국제적 위상에도 반하고 있는 실정이다. 21세기 통일시대를 맞아 선진국가로 발돋움하려는 상황에서 행정실무상의 어려움과 예산상의 이유로 재외국민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96년 현재 재외동포의 수는 5백30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중 단기체류자의 수는 29만명에 이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모든 국민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 원칙일 것이다. 그러나 재외국민의 이중국적 보유 여부 확인, 교민사회의 충분한 합의도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우선 국내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재외공관원, 해외유학생, 해외주재 상사원 등 단기체류자를 1차적인 대상으로 해 법개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다. 이제 점진적이나마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재외국민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것은 조국의 민주화가 실제로 진전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가 될 것이며 또한 교민들에게 조국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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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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