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역삼동에서 만난 권진혁(50·사진) 뉴트리바이오텍 대표는 수년 내에 아시아 대표 건강식품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확신과 비전으로 똘똘 뭉쳐 있었다. 뉴트리바이오텍이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를 돌이켜보면 이러한 자신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2002년 설립된 이후 건강기능식품 분야 마케팅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던 이 회사는 2007년에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분야로 신규 진출한 이래 매년 50%가 넘는 고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다.
이러한 고성장은 일찌감치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간파한 권 대표의 안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 대표는 "ODM에 뛰어들 당시만 해도 제조에 대한 별다른 노하우도 없었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대외적 환경 역시 매우 좋지 않았다"며 "신생기업이었지만 설계도면 달랑 하나 들고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과 생산기지로서 한국이 갖는 매력을 미국 바이어들에게 적극 설파한 결과 수출계약을 하나둘씩 따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매년 100%가 넘는 수출 성장률에 힘입어 뉴트리바이오텍은 업계에서 유일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건강기능식품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ODM 업체 기준으로 전체 매출 대비 평균 수출 비중은 약 5% 남짓에 불과하다.
앞으로의 성장 역시 수출 부문이 이끌 것으로 그는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반기부터는 미국에서 직접 생산공장을 가동해 신속한 제품 제조와 현지 고객사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통해 2년 후에는 수출 800억원 고지를 무난히 달성할 것 기대하고 있다.
권 대표의 과감한 결단력은 수출이라는 열매가 꽃 피울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그는 "제조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던 공장 가동 초창기에 대기업에서 직원들을 상당수 데려왔지만 매출도 변변치 못한 상태에서 계파 갈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사내 라인 조성에 관련된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벽돌 한 장씩 쌓는다는 마음으로 신참 직원들과 제조에 대해 차근차근 배워나가는 선택을 한 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회상했다. 이렇게 생산 노하우를 하나둘씩 쌓아간 결과 뉴트리바이오텍은 국내 최초 삼중정제라인 도입과 장용성 코팅 제형 개발 등 업계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업체로 발돋움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코스맥스가 뉴트리바이오텍을 인수한 것이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는 2년 내 '먹고 바르는' 토털 뷰티 시장에서 ODM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글로벌 네트워크 공유와 시장개척 노하우 전수 등 다양한 협력을 하고 있다.
권 대표는 잘될 때일수록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해외 고객사 하나를 확보하려면 2~3년이 걸린다"며 "지나치게 사업을 확장한다는 주위의 우려도 있지만 잘 될 때 시작해야 조급하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뉴트리바이오텍은 이미 2018~2019년의 잠재 고객을 위한 컨택을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 시작할 온·오프라인 역직구 사업과 내년에 본격 시작할 핵심 원료 상용화 등도 장시간 공들인 노력의 산물이다. 신사업의 경우 역직구시장 진출로 해외 플랫폼을 구축해 국내 고객사들의 판로 개척을 돕는 동반성장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