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후덥지근한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맘때면 가정과 사무실에서 에어컨 사용도 크게 늘어난다. 에어컨은 더위를 쉽게 「제압」하는 편리함도 있지만 잘못 이용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냉방병의 원인과 예방법을 서울대병원 조비룡(02_760_2301)·을지의대 가정의학교실 전효이 교수(02_970_8183)의 도움말로 알아본다.냉방병은 말그대로 냉방을 자주하는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오랜 시간 머물 경우 나타난다. 레지오넬라균 등 미생물에 의해 오염된 공기가 순환하면서 눈이나 코 등의 점막을 자극하거나 두통이나 피로_무력감, 집중력장애를 유발하는 증상이다.
밀폐 공간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면 기기내부나 냉각기에 쌓인 먼지와 세균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들어가 레지오넬라 감염증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 따라서 세균번식을 막기 위해 최소한 2주 1회씩 필터청소를 해야 한다.
냉방병의 주원인이 되는 레지오넬라균은 섭씨 25~42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며 공기, 물방울에 섞인 균이 호흡기를 통해 들어간다. 고열, 오한 등 폐렴증상을 보이지만 건강하다면 감기처럼 지나간다. 대형건물 냉각탑의 냉각수에서 번식, 에어컨을 통해 번지기 때문에 가정용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실내·외 온도차가 섭씨 5도이상 지속되는 환경에 오랫동안 머물면 자율신경계 기능에 이상이 올 수 있다. 자율신경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장운동 조절이나 뇌의 혈류량, 혈압,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 호르몬순환에 악영향을 미쳐 뇌의 혈류량 감소로 두통이 쉽게 온다. 경우에 따라 졸리거나 변비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근육수축의 불균형으로 요통이 생기고 여성의 경우 호르몬이상과 함께 월경불순을 겪기도 한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서는 실내온도를 섭씨 25~28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깥과 실내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며 1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도 지켜야 한다. 에어컨이 계속 가동되는 곳에서는 긴 소매 겉옷을 준비, 체온조절을 하고 바깥공기를 틈틈이 쐬도록 한다. 습도에도 유의하자. 여름철 평균습도는 60~70% 정도지만 냉방장치를 1시간이상 가동하면 30~40%로 내려간다. 이럴 경우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인후염이 생겨 감기에 걸린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냉방이 잘 되는 사무실에서는 찬음료를 보다는 따뜻한 물이나 차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박상영 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