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고용불안 어디까지 가나(대량감원시대)

◎“내년 실업자 100만명”/잠재실업 합치면 1백70만명/향후 2∼3년 「해고공포」 계속명예퇴직바람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이라는 기류변화를 타고 정리해고·권고사직 등 대량감원의 초특급태풍으로 바뀌고 있다. 그리고 그 태풍은 지금 우리나라 전역을 강타하고 있다. 국내 산업사상 처음으로 경험하는 무차별적인 대량감원 사태를 어떻게 봐야하며 이에 대응한 대책은 무엇일까. 「실업공포」로 변모하고 있는 대량감원이 가져오는 사회적 파장과 문제점, 대책을 짚어본다.<편집자주> 삼성, 한라 등 주요그룹들이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으면서 재계가 본격적인 감원태풍권에 휩싸이고 있다.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감원이란 용어는 명예퇴직이나 구조조정차원의 인력재배치 등으로 포장되어 왔다. 그러나 IMF 구제금융 신청을 계기로 금융, 제조업, 임원, 관리직사원, 생산근로자 등 업종, 직책에 관계없이 무차별적인 「감원」이 이뤄지면서 대량해고, 대량실업에 대한 공포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발표에서 비롯된 감원바람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박성준 연구위원은 『그동안 국내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높은 성장률로 커버해 왔지만 IMF 구제금융 신청을 계기로 보수적인 경영에 돌입할 내년에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이 말은 최근 시작된 감원은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국내 주요그룹들이 갖고 있는 구조조정 계획을 살펴보면 「감원태풍」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다. 현대, LG, 대우, 선경그룹을 비롯한 국내 30대 그룹 대부분은 아직 구체적인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내년에 대규모 감원을 포함한 강도높은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임원 20∼30%, 일반사원 10∼20% 축소하는 것을 기본 가닥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대기업의 감원사태는 과연 어디까지 계속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아직 각 연구기관별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또 내년도 우리경제운영 방향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 LG, 대우 등 각 그룹의 경제연구소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5%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실업률은 최소 3.5%, 많게는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경제성장률이 5%로 떨어지면 1백만명의 감원이 이뤄진다는 전망을 내놓는 곳도 있다. 이를 종합하면 최소 80만∼1백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잠재적인 실업과 위장실업 등을 합치면 그 규모는 1백70만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더 비관적인 견해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박성준 박사는 『국내 산업계는 아직도 조립라인 등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있어 이들 산업구조가 고도화될 때까지 고용조정은 피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볼때 대량감원사태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2∼3년 동안 계속되고 앞으로는 임시직 근로자들이 늘어나는 등 전혀 새로운 상황으로 전개된다는 것이 관계전문가들의 의견이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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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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