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국내 시중은행들에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글로벌 투자은행(IB) 시장에 진출한다. 글로벌 역량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 국민은행의 해외진출 승부수다. 이와 함께 글로벌 IB 시장 진출의 거점이 되는 해외 네트워크 또한 재조정할 방침이다. 대부분의 은행이 해외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 되레 홍콩과 영국법인을 지점으로 바꾸는 '역발상 전략'을 통해 시장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년 글로벌 IB 시장 진출을 목표로 현재 수출입은행 및 무역보험공사 등과 해외진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우선 시장 분석이 용이한 홍콩과 중국·베트남 등 인근 국가의 IB 시장 문을 두드린 뒤 점차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현재 IB본부 산하 직원을 홍콩법인에 파견,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금융공사(IFC)와 해외진출 관련 업무협약 체결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 IB 담당팀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한국을 방문한 진리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총재 지명자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내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해외 IB 시장 개척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관련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며 "AIIB 출범 등 해외 IB 시장에서 큰 장이 계속 서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