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정부 2017년까지 3만여 로컬(간접) 수출기업...직수출업체로 전환

정부가 내년부터 전문무역상사 등을 활용해 3만여 개 로컬(간접)수출기업을 직수출기업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로컬수출기업이란 해외에 직수출을 하지 못하고 대기업에 물품을 납품하는 등 간접 수출을 하는 기업들을 말한다. 정부는 수출 인력과 자금이 부족해 로컬수출에 머물고 있는 기업들을 직수출 시장으로 유도할 경우, 정체에 빠진 국내 중소업체 수출 규모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고위관계자는 1일 “내년부터 2017년까지 3만여 개 로컬수출기업들을 직수출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로컬수출기업들의 상품은 이미 수출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입증돼 있기 때문에 마케팅과 인력 부분에서 보강이 된다면 직수출업체로 전환하기가 가장 용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부의 이 같은 수출 정책 방향은 국내 중소제조업체 중에서 수출 기업의 비율이 매우 적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체 34만 개사 가운데 수출기업은 8만6,000개사로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독일이나 미국 등 다른 제조업 강국들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지나치게 대기업 중심인 수출 구조는 우리 경제의 대표적인 취약점으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 잠재력이 있는 중소 로컬수출기업들의 해외 직수출을 장려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로컬수출기업들은 총 5만5,000개사에 달하는 데, 이 중 직수출을 병행중인 기업은 약 2만2,000개사이며 나머지 3만3,000개사는 국내 수출물품 공급에만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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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이에 따라 내년부터 전문무역상사와 로컬수출기업들을 매칭시켜 3만여 개 로컬수출기업들을 차츰 차츰 직수출기업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전문무역상사란 특정 업종 수출 및 중소기업 지원을 전문으로 하는 수출전문상사로 지난 5월 정부 제 1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도입 계획이 발표됐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부로부터 지정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대외무역법이 통과될 경우 내년부터 전문무역상사가 정부로부터 지정되고 이들에게 각종 수출 지원 인센티브가 부여될 것”이라며 “전문무역상사들에 의해 많은 로컬수출기업들이 직수출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대외무역법이 개정되면 ▦업종별 협동조합 전문무역상사 ▦대ㆍ중소기업 공동출자 수출전문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전문무역상사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들은 정부 심사를 통해 전문무역상사로 지정되며 무역보험 한도 증액 등 각종 수출 지원책이 우선적으로 제공된다. 산업부는 이미 전국 각 지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문무역상사에 대한 수요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눈여겨볼 부분은 로컬수출기업들과 전문무역상사가 수출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무역연구원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해외 직수출 경험이 없는 국내 로컬수출기업 중 80% 이상이 직수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수출기업화 단계에서 무역인력과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시 말해 해외 바이어와 다리를 놓고, 무역 금융을 확보하는 것이 전문무역상사의 역활이 되야 한다는 것이다. 로컬수출기업들은 또한 품질경쟁력에 있어서 해외업체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에 가까워, 수출기업으로 전환에 성공할 경우 수출 규모를 늘리는 데는 상당한 힘이 될 전망이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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