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세총수 “재계판도 바꾼다”

◎최근 2년간 50대그룹중 13명이나 취임/과감한 구조개편·미래형 신규사업 진출/황소해 질주경영·영토확장 경쟁 ‘선언’「정축년을 맞아 질주하는 황소처럼 초일류기업을 향해 도약하자.」 최근 경영권을 승계한 2∼3세 그룹회장들이 맞는 새해는 남다르다. 이들은 한결같이 「질주하는 황소경영」을 표방하면서 도약을 강조하고 있는 것.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더욱 치열해질 국내외 경영환경에서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황소처럼「돌진경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신임총수들은 60대 이상이 대부분인 창업세대들과 달리 30∼50대의 패기만만한 청장년세대. 취임하자마자 경영풍토를 공격형으로 고치고, 도전·확대·공격 등 과감한 사업다각화와 신규사업 진출, 매수합병(M&A)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계랭킹도 2000년까지 10대그룹은 5위권 진입을, 20대그룹은 10위안에, 30위권밖의 그룹들은 30위권 진입을 중장기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젊은 총수들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는 셈. 그룹간 영토확장 전쟁과 살찌우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기서 재계판도는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불황일수록 투자를 늘린다』는 역발상경영을 펼친다는 방침이어서 더욱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국내 50대그룹 가운데 95년부터 96년 까지 그룹경영권을 이어받은 총수는 모두 13명이나 된다. 구본무 LG, 김석준 쌍용회장은 95년에 회장에 취임했고, 정몽구 현대, 박용오 두산, 박정구 금호, 이웅렬 코오롱, 정몽원 한나, 정보근 한보, 김현배 삼미, 이수영 동양화학, 최용권 삼환 정몽선 성우회장 등이 지난해 줄을 이어 취임했다. 이들이 올해 마련한 경영계획의 키워드는 ▲주력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한계사업 정리를 통한 사업구조 재편 ▲신규유망사업의 발굴 ▲글로벌경영체제 구축 등으로 집약된다. 불투명해진 경영여건을 감안, 주력 및 신규유망사업외에 불요불급한 투자는 축소하고, 지원부문 축소등 군살빼기, 이익중시경영도 불황시대의 신생존전략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 경영전략은 공격형과 수성형으로 대별된다. 공격형의 대표주자는 현대 정회장. 그는 취임 2년째이자 그룹창업 50주년이 되는 올해를 「새로운 반세기를 여는 출발점」으로 삼아 21세기 비전을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불황일수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올해 최대 승부처를 제철사업에 두고 있다. LG 구회장은 「도약2005년」(2005년 매출 3백조원 목표)을 달성하기 위해 통신서비스, 멀티미디어, 생명공학 등 미래형신규사업에 적극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한계사업은 과감히 철수,「집중과 철수」전략을 적절히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의 김회장은 「선수경영 정착의해」로 삼았다. ▲승용차 ▲시멘트 ▲정유 등 주력사업에 중점투자키로 했다. 특히 올해는 자동차분야에만 1조2천8백억원을 쏟아붓겠다는 전략이다. 금호 박정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노선확장 등 주력사업의 경쟁력강화와 정보통신 등 신규사업의 기반확대 등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특히 중국에 30만톤 규모의 나프타 분해공장과 1억2천만달러가 투자되는 천진타이어공장을 설립하는 등 해외에서 주력, 2000년대 중반까지 매출의 75%를 해외에서 올리기로 했다. 형인 박용곤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대권을 이어받은 박용오 회장은 「백년전통」에 이어「도전백년」을 내걸었다. 보수적 이미지를 바꾸면서 과감한 해외투자, 유통·정보통신 등 신규사업 집중육성을 추진키로 했다. 이웅렬 회장은 하나뿐인 최고(일등경영·One and Only)를 모토로 매출액보다 이익중시의 경영체질을 확립하고, 정보통신 금융 유통 등 유망산업을 중심으로 국내외에 걸친 확대공격투자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삼양은 김상하 그룹회장, 김상응 삼양사회장, 김윤 삼양사사장의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 화합속의 도전경영을 추진키로 했다. 김삼양사회장은 정보통신·환경·건설 등 신규사업에 본격 진출하는 등 젊은 총수답게 패기로 밀어부친다는 계획이다. 주력사업의 정상화에 힘쓰겠다는 수성형은 한보 정회장, 삼미 김회장을 들 수 있다. 정회장은 정태수 총회장이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온 당진 제철소프로젝트가 올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설비의 완전가동과 원할한 자금조달, 생산제품의 판매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김회장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포철과 북미공장, 창원 스텐레스 봉강공장 매각협상을 마무리지으면서 주력인 스텐레스 강판의 정상화를 기필코 달성한다는 계획이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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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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