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수차례 만났음에도 "오늘(6일) (거취와 관련해) 이야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 원내대표는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이 새누리당 의원 대부분의 표결 불참 속에 자동 폐기된 후에도 거취에 대해 입을 닫았다.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친박계의 김태흠 의원은 "내일(7일) 오전까지 거취 표명이 없으면 오후에 의총을 소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 유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오는 20일까지 마무리하고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의견에 김 의원은 "굳이 그거까지 하겠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그럼 명확하게 거취 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계는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의총 소집을 비롯해 최고위원 동반사퇴 등의 초강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맞서는 비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가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을 하며 추경 편성이 마무리되면 스스로 정리하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유 원내대표가 이날 거취를 밝히지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그의 사퇴를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무성 대표가 이날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청은 공동운명체이자 한 몸으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새누리당의 성공"이라고 발언한 것 역시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가 회의 직후 유 원내대표와 약 30분간 배석자 없이 만난 것도 유 원내대표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설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유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의사를 밝힌다면 시점은 추경 편성이 완료되는 본회의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추경 편성을 위해 열리는 7월 임시국회 일정에 대해 "야당과 만나 조속히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원내대표로서 의욕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추경 편성을 위한 협상에서 유 원내대표를 대체할 마땅한 원내사령탑이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 역시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