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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36> 경복궁 근정전


조선이 건국되고 서울을 수도로 정한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궁궐을 짓는 일이었다. 지금도 도시를 건설할 때 관청이나 공공기관을 중심에 두는 것처럼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왕조시대 궁궐은 최고의 관청이었다. 1395년(태조 4) 정궁이자 가장 먼저 지어진 경복궁에서도 핵심은 근정전이다. 이곳에서 국왕이 정무를 봤고 수많은 의식과 행사가 이뤄졌다. 특히 이름이 흥미롭다. '근정(勤政)'은 '부지런히 힘쓰다'는 뜻이다. 조선왕조의 설계자로 일컬어지는 정도전이 붙였다고 한다. "천하의 일은 부지런하면 다스려지고 그렇지 않으면 엉클어짐이 필연의 이치다" 역대 국왕들은 물론 신하들도 항상 현판을 보고 뜻을 되새겼을 것이다. 정치장소의 이름으로 지향할 이념을 붙인 것은 전통시대에는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처럼 겉모습만을 기준으로 '파란 지붕 집(청와대)'이라고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경복궁의 '경복(景福)'은 '큰 복을 누린다'는 뜻이다. 사진은 눈 쌓인 근정전을 관광객들이 둘러보고 있는 모습이다. 근정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탄 후 1868년 다시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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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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