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민은행, 대어 '현대차' 낚은 비결은

작년 3000억 대출… 어윤대 前회장부터 3대 걸쳐 끈끈한 인연 결실

은행권에 'VVIP 기업 고객'인 현대자동차그룹과 국민은행 간의 거리가 좁혀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총 3,000억원가량을 대출하며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물론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신한은행에 위협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개인금융이 중심인 국민은행이 현대차그룹을 품을 수 있게 된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KB금융 안팎에서는 어윤대 전 회장부터 시작된 3대에 걸친 현대차그룹과의 인연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현대차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498억원이다. 2013년 대출이 전혀 없었던 만큼 모두 지난 한 해 실적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대출 잔액이 1,6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48억원 줄었다. 국민은행은 기아차에도 지난 한 해 동안 1,500억원을 대출했다.


현대차는 은행 여신 부문에서는 그야말로 '대어'다. 통 큰 대출 규모의 실적을 올릴 수 있는데다 탄탄한 신용등급으로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붙들어 맬 수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개인(소매)금융은 강하지만 기업(도매)금융은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여신 확대가 더욱 반갑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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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여신담당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아차가 한번에 1,000억원을 차입하는 등 현대차그룹 여신이 증가했다"면서 "기업영업부에서도 힘썼지만 수년간 지속된 현대차와 KB금융의 돈독한 관계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어 전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고려대 경영학과 은사로 종종 자문을 하기도 했으며 KB금융으로 옮기기 직전에는 현대모비스의 사외이사로 있었다. 임영록 전 회장 역시 현대차 사외이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지난해 말 취임한 윤종규 KB금융 회장 역시 현대차그룹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KB국민카드가 현대차와 신차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을 당시 윤 회장이 내정자 신분으로 직접 이원희 현대차 사장을 만나 수개월째 지지부진했던 갈등 해결에 물꼬를 텄다. 윤 회장과 이 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 동문으로 두 사람의 돈독한 인연도 갈등 해소의 동력이 됐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전문가가 직접 기업을 찾아가는 현장영업으로 기업금융 부문의 자체 경쟁력을 높여 우량기업 여신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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