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석래 효성회장 연대대학원서 첫강의/한·일 경영관 날카로운 분석

◎30년 경험바탕 오너쉽 문제점 외형위주 정책 등 이례적 지적도조석래 효성그룹회장이 27일 연세대 국제대학원에서 이 대학 특임초빙교수로 위촉된 후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의 기업경영방식」이란 주제로 강의를 했다. 30대그룹 회장으로는 처음으로 대학교수로 강단에 선 조회장의 이날 강의에는 국제대학원의 외국인학생 1백20명을 비롯해 모두 2백50명이 참석했다. 강의와 질문은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일본 와세다 대학과 미국 일리노이 대학원 출신인 조회장은 일본 유학시절과 30년간 기업을 운영하면서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일기업의 경영환경과 국민성 차이에서 오는 경영방식의 상이점을 설명, 학생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이날 조회장은 그룹총수로는 이례적으로 오너쉽경영의 문제점과 외형위주의 재벌경영 행태에 대한 문제점도 날카롭게 지적했다. ◇강연내용 일본 국민성의 가장 큰 특징은 집단주의다. 외침을 당하지 않고 내부전쟁을 거치면서 개인의 삶보다 전체사회가 중요시된 공동운명체화한 역사성에 따른 것이다. 반면 한국민은 이기적 개인주의라 할 수 있다. 잦은 외침속에서 지배층이 국민을 보호하지 못함으로써 개인 스스로가 삶을 해결해야 했고, 혈연과 가족의 안위를 우선시한 사회문화적 요인 때문이다. 이러한 특성은 기업운영에서도 잘 나타난다. 조직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일본은 기업조직원들이 회사와 자기를 동일시해 공동이익 창출에 힘을 합친다. 한국은 회사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앞세워 협동정신을 발휘하지 못하고 회사전체의 컨센서스를 모으기가 힘든 경향이 있다. 기업경영방식에서 한국은 오너의 강력한 리더쉽에 의한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돌관작업을 통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독단에 의한 시행착오 가능성도 있다. 일본은 합의를 통한 버텀업(Bottom­up)방식으로 의사결정이 늦어 실기하는 경우도 있으나 합의후 추진속도는 빠르다. 한국적 경영의 특징이 「감에 의한 경영」이라면 일본은 「질의 경영」이다. 그래서 한국은 일의 정밀성이 떨어지고 끝마무리를 대충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은 일하기전에 합리적으로 작업일정을 수립하고 과정에 충실해 정확성이 뛰어나고 끝마무리를 완벽하게 한다. 사장 선임방법을 보면 한국은 오너가 단독으로 결정한다. 또 계열사간 이동이나 외부영입이 많다. 일본은 사장 또는 회장이 차기 사장을 선임하며, 계열사간 이동보다는 사내임원중에서 선발하고 차기사장은 사내에서 예측가능한 자가 선임된다. 한국식 경영은 수익성보다는 성장위주의 정책을 추구한다.<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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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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