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스마트 공장 만들기


최근 몇 년간 우리 경제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내수 부진과 고용 악화, 경제구조의 양극화로 요약할 수 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동일 산업 내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산업ㆍ업종ㆍ기업 간 양극화와 특히 고용ㆍ소득의 양극화는 사회적 불안정성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에 공동체와 산업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정부와 민간 모두가 상생하는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생산성 제고 위해선 환경개선 필요

기계산업은 여타 산업에 비해 자본 집약도가 높고 기술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기술 진입장벽이 높은 특성을 지니고 있다. 즉 부품ㆍ소재산업과 더불어 단조ㆍ열처리 등 뿌리산업이 중요하며 산업의 융ㆍ복합화에 따른 메카트로닉스 등 다양한 기술이 어우러져야 한다. 또한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산업생태계 조성이 쉽지 않다. 따라서 부품ㆍ소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이 절실하다.


이에 부응해 기계업계는 두산중공업ㆍ현대중공업ㆍ두산인프라코어ㆍSTX엔진 4개사 공동출연으로 2011년 7월 '기계산업동반성장진흥재단'을 출범시켰고 이후 기계업종의 특성을 살려 2~3차 협력업체와 대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 공장 만들기' 지원 사업은 사업장의 무질서한 공장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생산라인 레이아웃을 재구성함으로써 작업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노후시설을 교체해 생산성을 높이는 '제2의 공장 새마을운동'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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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국정목표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이고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산업혁신운동 3.0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운동이 왜 필요한가. 첫째 기름때 묻히기 싫어하는 젊은이들이 산업현장을 3D 업종이라 기피하기 때문에 우리 기계업체들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으며 현장의 숙련 기능인력 부족으로 정년 없이 일하는 곳도 많다. 공장 혁신운동을 통한 쾌적한 작업환경으로의 전환은 직원들의 작업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고 나아가 근로생활의 질(QWL)을 개선함은 물론 결국에는 생산성이 향상되고 우리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좋은 유인책이 될 수 있다.

둘째 산업혁신운동 3.0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는 스마트 공장 만들기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초임과 동시에 필수요건이다. 실례로 국내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및 기계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기계학회(ASME)ㆍ미국선급(ABS)ㆍ노르웨이선급(DNV) 등과 같은 해외 인증이 필수이다. 해외 인증기관 감독관의 현장심사에서는 스마트 공장 만들기의 가장 기초적인 3정(정량ㆍ정품ㆍ정위치)ㆍ5S(정리ㆍ정돈ㆍ청소ㆍ청결ㆍ질서) 구현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탈락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좌절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모든 일은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해외 인증을 위한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나간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한 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이 더 이상 요원한 일은 아닐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자발적 혁신 나서야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99%와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자발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어려운 여건에서 꿋꿋하게 국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스스로의 혁신과 근로환경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간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능하게 되고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 70%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홍연대소(哄然大笑)하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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