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현대그룹 울산공단(기업지방화 전략)

◎“울산시=현대시” 성장발전 주역/중공업 등 계열사 7개 10명중 3명이 현대맨/1년 생산액만 20조원… 지역경제 절반 담당지난 79년 프랑스의 유력주간지인 렉스프레스지는 현대에 대한 특집기사에서 울산시를 현대시로 표기한 지도를 게재한 적이 있다. 현대가 울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내용이다. 현대가 울산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렉스프레스의 「실수」를 수긍할 만하다. 울산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울산에 있는 현대 종업원들은 8만9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현대그룹 18만명의 임직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울산에 모여 있는 셈이다. 여기에 가족들을 포함할 경우 울산지역의 현대맨들은 족히 30만명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울산광역시민이 1백만명이니 울산사람 10명중 세사람은 현대와 직접 관련이 있다. 협력업체까지 포함시킨다면 울산시민 가운데 현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지 않는 사람들은 드믈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는 55개사. 이 업체들의 종업원은 2만6천명이고, 2차협력업체는 3백개로 1만5천여명의 직원이 있다. 울산시를 현대시로 착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역경제에서 현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를 훨씬 능가한다. 지난해말 현재 울산광역시의 공업생산액은 42조2천4백78억원이다. 이 가운데 현대그룹 계열사가 생산하는 물량이 20조원에 이르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또 울산시 수출은 1백60억7천9백만달러다. 이 가운데 현대 계열사들이 5대양 6대주로 실어나른 물량은 절반을 넘는 55%인 약 9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울산경제에 미치는 현대의 영향력을 판단하는 또다른 기준으로 월급여액을 들 수 있다. 현대중공업 2만7천여명에게 지급되는 월급여액은 약 4백억원, 현대자동차 울산거주 3만1천여 사원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여액은 5백20억원에 달한다. 현대의 간판기업인 이 두 회사가 울산지역에 뿌리는 돈이 월 1천억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현대계열사의 복지는 지역상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초 노동법개정파동 때 자동차 노조원들이 파업에 들어가자 지역상인들이 생활이 어렵다며 파업을 만류한 것은 현대의 지역경제비중이 얼마나 큰지를 대변하고 있다. 현대맨들에게 「술요일」로 불리던 금요일 저녁 시내가 예전처럼 북적대지 않는 것도 이 지역상인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95년 부터,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격주토요휴무제를 실시함에 따라 금요일 저녁 야외로 2박3일간의 여행을 떠나거나 휴식에 들어가는 신풍조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현대는 스포츠단을 운영함으로써 울산시민의 현대맨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울산을 대표하는 스포츠단으로는 현대자동차 소속인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이 있고, 현대중공업이 운영하는 현대코끼리씨름단이 있다. 시민들은 호랑이축구단과 코끼리씨름단을 응원하면서 울산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한껏 느낀다. 교육문화사업에서도 현대의 지역공헌도는 크다. 현대그룹이 운영하는 울산지역의 학교는 유치원 3개, 중학교 2개, 고등학교 3개, 전문대학·대학·대학원 각 1개다. 울산에 있는 전문대이상의 교육시설은 모두 현대가 운영하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이 주관하면서 울산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편지쓰기(92년부터 시행), 산업사진촬영대회(94년), 학생백일장(91년), 독서감상문모집(94년), 가요제(92년), 장애자어린이미술대회(92년) 등은 행사때마다 3천여명이상의 시민이 참여하며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현대가 공업도시 울산의 모습을 문화도시 울산으로 가꾸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한마음회관 ▲동부회관 ▲서부회관 ▲미포복지회관 ▲명덕복지회관, 현대자동차의 문화회관, 현대미포조선의 한우리회관 등의 기업복지시설을 통해서 울산시민들은 극장, 헬스클럽, 실내수영장, 아이스링크, 각종 취미교실 등을 다른 도시민에 비해 무척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도 받고 있다. 아이스링크는 경남지역을 통털어 현대컴플렉스안에 단 한개가 있을 뿐이다. 한마디로 현대라는 울타리안에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해도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현대는 이 지역의 사회간접자본확충이나 환경문제해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말 총 3백36억원을 들여 총길이 4.67㎞의 6차선 해안도로를 완공해 울산시에 기부했고, 현대중공업은 요즘 생태계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황소개구리퇴치운동을 펼치는등 환경보호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울산에 있는 현대계열사는 중공업, 자동차를 비롯해 정공, 대한알루미늄, 강관, 미포조선, 현대알루미늄 등이 있다. 현대의 울산단지는 집중화와 중후장대형 산업구조라는 현대의 특징을 잘 담고 있는 곳이다.<김희중 기자> ◎지방화 전략/지역 밀착경영 전국 확산/1,000만평규모 율촌 중화학공단 조성/4개 계열사 230여 협력업체 입주계획/완주·아산에 자동차,서산 기계공장도 현대그룹은 지방화시대의 정착에 맞춰 울산에 집중돼 있던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전남에는 여천군 율촌면에 1천만평 규모의 중화학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전북 완주에는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상용차전문공장을 완공, 가동중이다. 충남 아산시 인주에는 중대형승용차 공장을 지난해 11월 준공, 연산 15만대의 생산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아산공장의 생산차량은 수출용이어서 지역경제는 물론 자동차의 해외경쟁력 확보에도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율촌공단에는 오는 2001년까지 모두 6조6천8백억원을 투자, 1천만평 규모의 대규모 중화학전용공단으로 조성된다. 자동차·정공·미포조선·강관 등 4개 계열사와 협력업체 등 2백30여개 업체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이 공단에는 현대자동차가 1백60만평에 주행시험장, 연구소 등을 갖추고, 정공은 2백만평의 부지에 종합기계공장을, 미포조선은 50만평의 선박수리개조공장및 도크를, 강관은 13만5천평 규모의 강관공정 및 철강가공센터를 짓고 있다. 완공목표는 98년말. 충남서산도 전략거점. 현대정공은 이곳에 1백18만평을 조성, 환경관련산업과 기계공장을 세울 계획이며, 현대우주항공도 금년 10월 완공예정으로 20만평 규모의 항공기부품공장을 짓고 있다. 이밖에 현대전자는 청주에 CD롬 공장을 가동중이고, 기존 경기도 이천공장의 일부사업장을 대전으로 이전시킬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지역별 현장소장협의회」를 발족시켜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에 영업소를 가지고 있는 현대자동차, 현대차써비스 등은 각 지방영업소 쇼룸에 각종 전시회를 열고 지역행사에도 적극 참여, 각종 문화행사를 전개하고 있다. 현대는 현재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창원(정공), 충남 서산(석유화학·정공·우주항공), 대전, 청주, 경기 이천(전자), 인천(제철)등의 전방위 지방화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김희중 기자> ◎인터뷰/현대중공업 김정국 사장/“편지쓰기 등 행사개최 공업도시를 문화도시화 일조 자부” 김정국 현대중공업사장은 『울산의 역사는 곧 현대의 역사』라며 『현대의 발전이 곧 울산의 발전이고, 울산의 성장이 현대의 성장』이라고 말했다. 현대 울산단지에서 핵심공장인 중공업 김사장을 통해 현대와 울산의 관계를 들어보았다. ­현대중공업이 울산을 주력사업장으로 택한 배경은. ▲입지조건이 좋다. 간만의 차가 적으면서 파도가 1m이하, 풍속은 초속 20m이하여야 대형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 울산은 이런 조건을 충족했고 여기에 전하만과 미포만을 끼고 있어 선박건조에 필요한 조건을 충족했다. 또 인근 포항의 포철로 부터 자재를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고 주변 대도시로부터 풍부한 노동력을 충원할 수 있는 것도 이점이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이나 행사는. ▲울산시민과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랑의 편지쓰기대회를 비롯해 산업사진촬영대회, 학생백일장 등 많다. 매년 3천명 이상이 참가하는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았고, 공업도시 울산의 모습을 문화의 도시로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지역주민들의 현대에 대한 평가는. ▲국가경제를 선진국으로 이끄는데 기여한 기업이 있다는 것은 큰 자랑이 될것이다. 울산시민들은 코끼리씨름단, 호랑이축구단 등 현대의 스포츠단을 통해 지역에 대한 애착과 울산시민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있다. ­지방에서 경제활동을 하는데 애로사항은 없는가. ▲인재확충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나 세계를 상대로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같은 일류기업이라면 어디에서 근무하든 별다른 상관이 없다. 어느 지역 못지 않는 복지혜택, 문화혜택을 누릴 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통신과 교통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정보에 어두워 영업에 지장이 있는 것도 문제다. 영업망이 확충이 필요하다.<울산=이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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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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