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중기 전용시장 연내 신설] 진입서 퇴출까지 규제 확 풀어… 기업 4만여곳 자금 숨통

상장요건 코스닥의 1/3 수준… 퇴출기준서 재무요건도 제외<br>기업 지원하고 투자정보 제공… 지정자문인 제도 본격 도입<br>개인 직접투자 원칙적 배제… 연기금 등은 참여 적극 유도

진웅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융위에서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 개설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중소ㆍ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가 설립될 경우 4만여 비상장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코넥스의 상장요건을 코스닥시장의 3분의1 수준으로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 매출액 17억원, 자기자본 5억원 중 하나만 충족해도 코넥스 입성이 가능해진다. 금융위는 자산총액 70억원 이상인 외부감사대상 비상장 중소기업 1만3,000개사, 비상장 벤처기업 2만6,000개사, 창업투자회사가 투자한 기업 2,300개사 등에서 잠재적인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상장 이후 1년 이상 경과한 기업에 대해 코스닥시장 상장적격심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하면서 코넥스가 코스닥 진출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장요건뿐만 아니라 퇴출요건을 완화해 기업의 부담을 덜어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위는 해산이나 회생절차 기각 등 즉시 상장폐지 요건이 되거나 감사의견 부적정ㆍ의견거절일 경우 퇴출되지만 재무요건은 퇴출요건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퇴출요건을 완화한 것은 코넥스의 주된 투자자를 기관투자가로 한정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동엽 금융위 자본시장국 사무관은 "코스닥의 경우 개인투자자 비중이 90%에 달해 상장기업 퇴출결정을 내리기 힘들지만 코넥스의 경우 대부분 기관투자가들로 리스크를 감수할 능력이 된다고 판단해 퇴출요건을 완화해 기업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넥스 상장을 원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투자자에게 기업정보를 제공할 '지정자문인' 제도도 도입된다. 증권사에 지정자문인 우선 자격이 부여되며 지정자문사로 선정된 증권사는 상장대상기업 발굴에서부터 상장적격성 심사,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 판매를 주선한다. 금융위는 지정자문인의 활발한 참여를 위해 지정자문인 역할을 하는 증권사에 해당 기업에 대한 주식보유제한 기준(5%)을 완화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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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정자문인이 자문기업에 대한 정보생성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거래소가 감시하기로 했다. 상장 이후에는 담당 기업의 기업설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야 하며 필요시 유동성 공급(LP)을 지원해야 한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지정자문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활발한 참여를 유도하면서도 상장을 주관한 기업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병행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넥스 시장의 매매방법은 기존 프리보드(장외시장)와 달리 장내시장에서 경쟁매매 형태로 운영된다. 초기 시장형성 단계에서는 호가의 집중을 유도하기 위해 단일가 경쟁매매 방식을 채택하고 거래가 활성화되면 연속 경쟁매매 방식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최대주주ㆍ전문투자자의 대량거래를 원활히 하기 위해 경매매 방식도 활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신속한 시장조성 추진을 위해 정책금융기관이나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투자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금융투자회사에 투자은행(IB) 역량 강화 차원에서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기자본 투자확대를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 또 코넥스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세제혜택 부여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코넥스 신설로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지는 것은 물론 벤처캐피털의 투자로 중간회수시장이 형성돼 기업 성장단계에 따른 자금의 선순환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진웅섭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코넥스를 통해 중간회수시장이 원활해지면 창업 초기 자금시장 및 코스닥시장까지 활성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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