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돌아온 매킬로이, 장타전쟁 재점화

PGA 챔피언십 13일 개막

발목 재활 끝 두 달만에 출전

319야드 존슨·315야드 왓슨과 드라이버샷 최강자 자존심 대결

벙커 1,012개 '지뢰밭 코스'… 스피스, 정교함으로 우승 도전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가 돌아왔다. 괴물들의 장타 전쟁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무대는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97회 PGA 챔피언십. 장소는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스트레이츠 코스(파72·7,501야드)이며 총상금 1,000만달러(약 115억원)에 우승상금 180만달러(약 20억원)가 걸려 있다.

메이저 통산 5승에 도전하는 매킬로이의 복귀가 최대 화제다. 그는 지난달 초 축구를 하다가 왼쪽 발목을 다쳐 메이저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지난 6월 메이저 US 오픈 이후 근 두 달 만에 대회에 나서는 매킬로이는 발목 상태에 대해 "100%"라고 자신하며 "경기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미 며칠 전 따로 휘슬링스트레이츠를 두 번 돌아본 매킬로이는 11일 공식 연습라운드 내내 밝은 표정이었다. 매킬로이의 복귀로 더스틴 존슨(미국), 버바 왓슨(미국)과의 화끈한 드라이버 샷 대결이 볼 만하게 됐다.


◇300야드 3인방, 키워드는 한풀이=존슨은 올 시즌 PGA 투어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 1위다. 319야드를 날렸다. 왓슨은 315.8야드로 2위. 306.2야드를 보낸 매킬로이는 출전 대회 수(8개)가 적어 랭킹에 이름이 없지만 1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드라이버 샷 거리는 라운드당 2개 홀에서 측정한다. 완벽한 평균은 아니라는 얘기다. 왓슨은 지난주 마지막 라운드에서 399야드를 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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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챔피언십은 5년 만에 휘슬링스트레이츠로 돌아왔다. 당시 우승자는 마르틴 카이머(독일). 연장 상대가 왓슨이었다. 매킬로이는 1타가 모자라 연장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3위로 마쳤다. 5년 만에 같은 코스에서 한을 풀 기회인 셈이다. 매킬로이는 2012년에 이어 지난해도 이 대회에서 우승해 2010년의 아쉬움은 잊었는지 모른다. 왓슨도 이후 메이저 마스터스를 두 번이나 제패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가장 벼르는 쪽은 존슨이다. 5년 전 마지막 날 단독 선두를 달리던 그는 마지막 홀 벙커에서 클럽을 바닥에 대는 바람에 2벌타의 날벼락을 맞았다. 러프 속 모래인 줄 알았는데 벙커였다. 벌타만 아니었다면 존슨은 연장에 갈 수 있었다. 존슨은 올 6월 US 오픈 마지막 날에도 18번홀 4m 3퍼트 탓에 우승을 놓치고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지독한 불운에 아직 메이저 트로피가 없다. 닉 팔도는 "존슨은 이번에도 우승 후보지만 그간의 상처를 극복하느냐가 변수"라고 전망했다.

◇'장타 따윈 필요 없어' 세계랭킹 1위 재도전 스피스=휘슬링스트레이츠는 장타자에게 분명히 유리한 코스지만 벙커가 1,012개나 된다. 2010년 우승자 카이머는 대회 기간 드라이버 샷 거리 공동 32위에 페어웨이 안착률은 49위에 그쳤으나 높은 그린 적중률과 뛰어난 스크램블 능력(그린을 놓치고도 파 세이브)으로 우승했다. 그린이 커 이번에도 아이언 샷 정확도가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에게 눈길이 간다. 스피스는 드라이버 샷 거리(292.5야드·76위)는 비교적 짧지만 50~125야드 어프로치 샷의 정확도는 1위다. 스크램블 능력 7위(65.4%)에 퍼트는 따라올 자가 없다. PGA 투어는 왓슨을 우승 후보 1위로 꼽으며 스피스도 3위에 올려놓았다.

최근 5개 대회에서 2승을 포함해 톱10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 스피스는 이번주 우승하면 단일 시즌 아메리칸 슬램(미국에서 열린 메이저 석권)을 달성한다. 마스터스와 US 오픈은 접수했다. PGA 투어 역사상 아메리칸 슬램을 이룬 선수는 아무도 없다. 스피스가 우승하고 매킬로이가 공동 2위 이하로 마치면 스피스는 세계 1위에도 등극한다. 단독 3위를 해도 매킬로이가 컷오프되면 세계 1위는 바뀐다. 이달 초 퀴큰론스 내셔널 공동 18위에 올라 재기 가능성을 확인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 대회 통산 5승에 도전한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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