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2기경제팀 출범100일] 고성장주도 뒤엔 정책 혼선도

5·24 개각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2기 경제팀은 외환위기의 풍랑에서 이제 막 벗어나기 시작한 한국경제호(號)의 새 조타수로서 보다 강도높고 지속적인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소임을 안고 출범했다. 한마디로 단기 위기극복에 주력했던 1기 경제팀과는 달리 구조조정 완결을 통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큰 틀을 제시하는 일에 정책촛점을 맞춰야 한다는 요구였다.100일이 지난 현시점에서 2기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일단 「미완의 성공」으로 압축된다. 경기회복이라는 과정적 측면에서는 두드러진 성과를 나타낸 반면 금융및 기업구조조정에 있어서는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 아직 진행중= 기업·금융구조조정에 대한 평가는 아직 시기가 이른 감이 있다. 올연말까지 각 부문 구조개혁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 아래 현재 구체적인 절차가 진행중인 상태다. 하지만 2기 경제팀 출범 때의 의지와는 달리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부분들이 속출하고 있어 연내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대한생명 해외매각이 무산된데 이어 서울은행 매각협상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제일은행 매각협상도 대우사태의 여파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금융구조조정 작업은 일단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구조조정 측면에서도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간의 빅딜이 무산되고 대우사태의 여파로 금융기관 유동성 위기가 확산되는 등 순탄치 못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재벌개혁 부문에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 순환출자 및 산업자본의 제2금융권 지배, 편법 상속·증여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정책적 메스를 가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경기는 완연한 회복세=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경기회복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1·4분기에 4.6%에 불과했으나 2·4분기들어 9.8%로 껑충 뛰어 올랐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10%에 육박하는 성장률 수치는 일단 경기회복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산업생산 증가율이 7월들어 33.1%를 기록, 지난 4월의 17.1%에 비해 거의 두배 가까이 뛰었으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81.0%로 높아져 IMF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IMF 이후 가장 중요한 경제현안으로 떠오른 실업률도 감소세로 돌아서 4월중 154만명이었던 실업자가 7월들어 134만명으로 감소, 실업률이 7.1%에서 6.2%로 떨어졌다. 가용외환보유액은 7월에 640억 달러를 넘어서 2기 경제팀 출범 직전인 지난 4월의 564억 달러에 비해 13.5% 증가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5월24일 695포인트에서 8월30일 현재 942포인트로 247포인트 뛰어 올랐으며, 달러당 원화 환율도 평균 1,186원대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 연말까지 재벌개혁을 포함한 기업.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경부가 주도하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중심으로 각계의 의견을 총괄적으로 정리, 부처간 정책혼선을 최소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실제로 2기 경제팀은 출범후 불과 3개월여동안 적지않은 정책혼선 양상을 드러내 국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지주회사 설립요건 완화를 둘러싸고 공정위가 재경부의 의견이 엇갈렸는가 하면 재벌개혁 대한 부처별 평가도 수위를 달리했다. 또 각종 대책에 대한 정부입장이 재경부와 금감위 청와대에서 서로 무원칙적으로 흘러나와 혼란을 가중시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 경제정책 자체가 대통령 지시에 맞춰 치밀한 준비없이 각개격파식으로 돌출되고, 사후적으로 문제점을 다시 해결해야 하는 고충도 여과없이 드러났다. 2기 경제팀은 일단 재경부를 중심으로 원활한 팀웍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다 세밀한 준비와 검증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종석기자J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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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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