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V 「셀방식」 생산 “효률극대화”/조립·검사·수리·포장 한꺼번에… 생산성 최고 67% 향상LG전자 평택공장. 1라인에 근무하는 정애경씨(23)는 동료 4명과 함께 하루 14대의 PC를 생산한다. 그녀는 동료 4명과 1개조를 이루어 PC의 조립·검사·수리·포장 등 전공정을 책임지는 「ㄷ자형」 셀라인에서 일하면서 「소공장장」이라는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기존 일자형태의 컨베이어방식에서는 조립공정 중 한부분만 조립하면 됐던 「기계인간」 시절과 다른 체험을 하고 있다.
책임감이 높아지고, 「내가 만든 제품」이라는 느낌이 들면서 생산성도 높아졌다. 컨베이어벨트방식에서는 1인당 하루 평균 2.21대를 만들었으나 셀방식에서는 5명이 하루 14대를 조립하고 있다. 이를 1인당 생산대수로 환산하면 2.76대로 종전에 비해 25%가 증가한 수치다.
평택공장의 셀생산방식은 18세기 이래 산업사회의 상징인 컨베이어벨트가 「무대」 뒤로 사라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셀방식은 최소 한명에서 수명이 셀(Cell) 즉 한조가 돼 조립·검사·수리·포장에 이르기까지 전공정을 책임지는 신생산시스템으로 고도정보화사회의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바로 만듦터」란 독자적인 셀방식의 신생산시스템 도입을 주도한 평택공장의 홍성훈 PC생산실장은 『라인 길이가 기존의 55m에서 35m로, 작업인원은 27명에서 15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반면 생산성은 1인당 평균 2.21대에서 2.76대로 25% 증가하고 있다. 이와함께 고객의 주문에서 제품을 배달할 때까지의 납기대응일은 종전의 3.7일에서 2일로 단축됐다. 제품재고 회전일수는 26일에서 8.4일로 17.6일이나 개선됐다. 『납기일 단축과 재고 감축으로 PC라인에서만 연간 50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게 됐다.』(정병철 부사장)
셀방식을 도입한 구미 가전라인도 마찬가지다. 구미TV공장은 「뚝딱시스템」으로 명명된 독특한 셀방식을 채택하면서 2백45m에 달했던 컨베이어라인의 길이를 17m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작업인원은 44명에서 3명으로 감축했다. 반면 시간당 1인 TV생산량은 3대에서 5대로 늘어 67%의 생산성 향상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회사측은 분석한다. 재고손실도 종전의 16분의 1인 30억원으로 줄었다.
셀방식을 도입하면서 적지 않은 진통도 겪어야 했다. 여러명이 한조를 이루어 조립을 책임지는 셀방식의 특성으로 인해 팀원은 여러 공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다기능공이 돼야 했다. 그러나 일자형 생산라인에서 각자 맡은 부분을 단순 조립하는 데 익숙해 있던 근로자들은 이를 도입하는데 반발하거나 시큰둥했다. 『우리가 뭐 만능이냐』는 반응도 나왔다.
LG전자는 이와함께 ▲냉장고·세탁기 한개 라인에서 여러 모델을 동시 생산하는 혼류생산시스템을 도입하고 ▲부품의 공동개발과 표준화 ▲부품의 외부조달 때 경쟁입찰 등을 실시, 원가절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같은 생산라인 혁신과 원가절감운동은 LG가 올들어 가전시장의 불황 속에서도 수출과 내수에서 견실한 성장을 하게 만드는 「보약」이 되고 있다.<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