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끝내… 농협금융 회장에 낙하산?

MB측근 이철휘·권태신 경합<br>"현 정부 인사파행의 결정판"

취임 100일 만에 돌연 사의를 표한 신충식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임이 끝내 전직관료 출신으로 귀결될 듯하다. 신경(신용ㆍ경제 사업)분리를 위해 5조원에 이르는 세금을 들이고 그토록 진통을 겪으면서 내부인사로 회장을 결정한 지 넉 달도 안 돼 결국 낙하산 인사로 점철된 것이다.

노조 반발 등 상당한 후폭풍이 불가피해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등 내부인사로 전격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금융권에서는 일련의 농협 인사를 두고 현정부 들어 이어져온 인사파행의 결정판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18일 정부 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는 이날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모임을 열어 이철휘 전 사장과 권태신 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놓고 막판 협의를 벌였다. 농협 이사회는 19일 신임 회장을 최종 확정한다.

두 사람은 지난 2월에도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함께 회장 후보로 올랐다.


이 전 사장의 경우 신한금융지주 사태 당시에도 유력한 회장 후보로 거론됐으며 이후 굵직한 자리가 있을 때마다 자천타천으로 후보에 올랐다. 이 전 사장은 이 대통령의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매제다. 권 부위원장 역시 현정부 들어 총리실장 등 정책의 핵심 자리를 거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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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대통령 측근인사들을 앉히기 위해 신 전 회장(현 농협은행장)을 조기 사퇴하도록 유도한 '모종의 딜'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농협 안팎에서는 둘 중 한 사람이 회장에 선임될 경우 농협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진통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의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두고 노조가 파업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낙하산 인사까지 강행할 경우 관치 논란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것이다.

농협 안팎에서는 '낙하산' 논란을 우려해 막판까지 후보를 바꾸는 방안을 생각했다. 이 경우 내부인사인 김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가 낙점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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