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냉장고/에너지절약·환경특화제품 봇물

◎내년 180만대 판매 「1조시장」 예상「냉장·냉각등 기본기능외에 환경·에너지절약형제품으로 승부를 겨룬다.」 삼성·LG·대우전자 등 가전업계 최고경영자들이 97년형 냉장고 개발팀에 낸 주문이다. 내년부터는 냉장고에 대한 환경부의 인증마크제도가 도입돼 인증마크획득이 판매확대의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소비를 낮추는 절전형 제품도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기본기능외에도 이같은 환경및 절전기능이 향상된 제품이 시장쟁탈전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문에 내년 냉장고시장은 어느때보다 치열한 한판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같은 전운을 예고하듯 가전업계는 이달중 일제히 97년형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판촉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대우전자가 12일 광주공장에서 「97년형 탱크냉장고 신선은행」에 대한 신제품발표회를 갖는 것을 신호탄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말달 97년형 신제품을 선보이며 전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냉장고시장 규모는 올해 9천억원에서 내년에는 1백80만대, 1조5백억원(출고가기준)으로 처음 1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냉장고는 내수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올해보다 5%정도의 소폭 신장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가전부문의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컬러TV와 비슷한 규모다. 냉장고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는 고소득사회로 접어들면서 4백리터급 이상의 대형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등 대체수요에 힘입어 외형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대체수요가 전체의 72%로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혼수용등 신규수요는 20%, 중복수요 및 기타가 8%를 각각 점유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체수요가 꾸준히 일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용량이 해마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3년의 경우 4백리터이하가 주종을 이뤘으나 94년 4백80리터, 95년 5백10리터에서 올해와 내년에는 5백30리터급이상으로 대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시황을 반영해 가전업체들은 시장을 지키고 뺏기 위한 불꽃튀는 접전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95년이후 시장점유율 1위(96년 42%)를 계속 지키기 위한 총력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정상탈환에 부심하고 있는 LG전자는 지난 여름 「싱싱나라」에 대한 리콜 이후 「불사조군단」을 구성하는등 대반격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특히 싱싱나라의 리콜 이후 다소 떨어진 시장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품질을 대대적으로 개선, 실지회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구자홍 LG전자사장은 리콜제로 사기가 떨어진 냉장고개발팀을 불사조라 부르며 반드시 재기하라고 독려하고 있다. 이로인해 개발요원들이 품질을 대폭 향상시킨 제품을 이달말이나 내년초 선보이기 위해 막바지 품질테스트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다. LG전자는 내년 시장점유율을 올해 36%에서 40%로 다시 끌어올려 정상의 월계관을 기필코 다시 거머쥐겠다는 당찬 각오다. 특히 미국의 GE와 손잡고 6백리터이상의 초대형제품을 선보인다는 전략이어서 삼성 대우전자측은 긴장시키고 있다. 막강한 브랜드파워와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는 GE와 손잡고 대형시장을 공략할 경우 상당한 시장장악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만년3위」대우전자의 도전도 만만찮다. LG전자의 싱싱나라 리콜제를 계기로 반사이익을 본 대우전자는 97년 탱크냉장고 신선은행에 대한 발표회를 갖고 판촉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올해 22%에서 30%대로 끌어올린다는 야심찬 「도전 97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전자가 30%대를 목표로 하는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내년에는 냉장고판촉경쟁에서 「공격앞으로」를 외칠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가 내놓는 신제품은 냉장 냉각성능을 향상시킨 채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기존 냉매 대신 NON­CFC 대체냉매를 사용하고 에너지효율 1등급제품 등 환경과 절전을 고려한 21세기형 제품인 점이 두드러진다. 냉장고대전은 성능은 기본이기 때문에 마켓팅과 디자인 싸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조5백억원시장에 이르는 냉장고의 파이를 누가 더 많이 차지할지 관심거리다.<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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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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