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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정정불안 겹쳐 자금조달 어려워

현대건설 베네수엘라 프로젝트 중단 왜


2012년 9월부터 시작된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라크루스 플랜트 공사가 공정률 7% 안팎에 머문 채 지난해 말 중단 상태에 이른 직접적인 요인은 금융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0억달러에 이르는 이 프로젝트의 공사비 중 10억달러는 크레디트스위스은행을 통해 조달됐고 나머지 20억달러는 우리나라의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중국 수출입은행이 기업금융 형태로 제공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크레디트스위스의 10억달러만 조달됐을 뿐 우리나라와 중국 금융기관이 맡기로 한 20억달러는 아직 한 푼도 제공되지 않고 있다.


결국 발주처인 PDVSA는 먼저 조달한 10억달러를 공사비로 모두 소진한 후 추가로 예정된 20억달러가 들어오지 않자 현대건설 등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하고 공기 연장을 통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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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이 체결된 지 2년 가까이 지났고 미수금까지 발생했음에도 금융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3개 금융기관 모두 대출 승인이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승인의 이유는 여러 가지"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발주처인 PDVSA와 금융 제공을 위한 협의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도 요인 중 하나"라며 "베네수엘라 정부기관이 사업 파트너로 적합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무역업계는 최근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위기와 지난해 초 정권 교체 이후 지속되고 있는 행정 공백이 주요인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1년 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과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의 영향으로 최근 1년여 동안 통화가치 하락과 외환 보유액 급감, 이에 따른 물가급등에 시달리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은 최근 1년간 56%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 게다가 생활고에 지친 서민들이 넘쳐나자 강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반정부 시위까지 일어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시국이 불안한 상황이다.

결국 심각한 경제난과 불안한 정치상황이 베네수엘라의 인프라 구축을 위한 외국 금융기관들의 자금 공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해외 건설 현장의 관리 책임이 있는 국토교통부의 허술한 관리 체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토부 해외건설 담당 부서는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라크루스 프로젝트 미수금 발생 및 공사 중단 등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울경제신문의 취재가 시작된 후에도 "중국 측의 자금조달이 지연되고 있을 뿐 현장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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