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구로다 G20 회의서 전방위 공세 직면할 듯

신흥국 이어 미국·유럽도 엔저 비난

구로다 하루히코

구로다 하루히코(사진) 일본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처음 참석하는 국제무대에서 세계 각국으로부터 일제히 엔저정책을 규탄하는 '전방위 공세'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일본의 무제한 통화완화 정책을 통한 엔화 평가절하에 대한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엔저를 사실상 용인해온 미국이 지난 12일(현지시간) 재무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의 인위적 환율조정에 공개경고를 보낸 데 이어 유럽연합(EU)도 이번 G20 회의에서 일본에 신뢰할 만한 중기 재정정책이 없다고 지적할 것으로 알려져 한국이나 중국ㆍ브라질 등 신흥국에 선진국까지 가세한 대일 연합전선이 형성돼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기존 입장에서 180도 선회한 것은 최근 엔화가치가 가파르게 약세를 보이면서 일본과 수출경쟁을 벌이는 신흥국들은 물론 미국 역시 제조업체의 피해가 예상되는데다 다른 국가들을 자극해 '글로벌 환율전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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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미국이 브레이크를 걸면서 지난주 달러당 100엔에 육박하던 엔화가치는 15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97.55엔까지 상승(환율하락)했다가 98엔선을 오르내리며 주춤하는 모양새다.

구로다 총재가 4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년 안에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 말까지 본원통화량을 두 배로 늘리고 채권매입 규모도 자금보다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한 후 엔ㆍ달러 환율은 급격한 상승세(엔화가치 하락)를 보였다. 아베 신조 정권이 공식 출범한 지난해 12월26일 이후 달러화에 대한 엔화의 평가절하폭은 15%에 달한다.

한편 '아베노믹스'로 풀린 일본 자금과 글로벌 유동성이 터키ㆍ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시장으로 몰리면서 해당국의 통화ㆍ주식ㆍ채권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 보도했다.

글로벌펀드 분석회사 EPFR에 따르면 4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발표 후 약 4억3,800만달러(약 4,900억원)가 신흥시장으로 유입됐다. 또 딜로직 조사 결과 지난주 신흥국 정부 및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화 표시 채권은 179억달러에 달해 올 들어 주간 단위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채권을 사들이면서 모기지 금리를 끌어내려 미국 주택구입자들이 예기치 않게 일본은행 양적완화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은 일본 투자자들이 매년 5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정부주택저당공사(지니매) 보유 모기지채권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측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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