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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 "내가 스피드 여제" 지터 기쁨의 눈물

여자 100m 10초70으로 우승…세계선수권 2전3기

미국의 간판 여자 스프린터인 카멜리타 지터(32)가 ‘스피드 여제’에 등극했다. 지터는 29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사흘째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9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올해 최고기록인 10초70을 기록했던 지터는 이날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10초97), 올림픽ㆍ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셸리 앤 프레이저 프라이스(이상 자메이카ㆍ10초99)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지터는 이번 대회 스프린트 종목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에 금메달을 선사했다. 스타트 반응시간 0.167초로 블록을 차고 나간 지터는 자메이카 듀오를 초반부터 리드했고 막판까지 속도를 유지해 캠벨 브라운을 가까스로 제치고 짜릿한 기쁨을 만끽했다. 지터는 여자 100m에서 23년째 깨지지 않고 있는 플로런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의 세계기록(10초49)을 깰 기대주로 꼽힌 선수. 2009년 상하이 그랑프리 대회에서 초속 1.2m의 뒷바람을 타고 10초64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쳐 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가드로 활약하는 오빠 유진 지터를 따라 농구를 먼저 접했던 지터는 고등학교 농구팀 코치의 제의로 육상에 입문했다. 대학에서도 각종 대회 우승을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으나 허벅지 근육을 다치면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거의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힘든 시기를 겪은 지터는 2007년 보란 듯이 재기했다. 처음 출전한 200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1초02의 기록으로 캠벨 브라운과 로린 윌리엄스(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듬해 처음으로 11초 벽을 깨고 10.97을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하고 또 한번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모리스 그린(미국)을 가르친 존 스미스를 만나 달리는 방식을 전면적으로 수정하면서 한 단계 도약했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같은 해 가을 연달아 10초67과 10초64로 기록을 끌어올렸고 지난해 7차례 출전한 100m 레이스에서 6차례 우승한 데 이어 마침내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터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올해까지 100m 3연패를 달성한 뒤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우승해 대구와는 각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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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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