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침몰] 기상악화·내부 장애물에 수색 이중고

구조작업 이틀째 제자리걸음

구조팀 잠수병 호소 속출

세월호 침몰 12일째인 27일 선체 내 장애물과 기상 악화 때문에 실종자 수색 작업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당분간 조류가 빠르고 날씨도 안 좋아 상황이 개선될 여지가 적은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의 시름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전남 진도군청에 마련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7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26일 세월호 4층 앞쪽 객실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자를 추가로 수습하지 못했다"며 "풍랑예비특보가 발표됐고 기상이 더욱 나빠져 수색이 어렵다"고 밝혔다.


민ㆍ관ㆍ군 합동구조팀은 이날 오후 희생자 1명을 추가로 수습하면서 오후 3시 현재 사망자는 188명, 실종자는 114명이다.

구조팀은 지난 20~24일 매일 20~30명의 실종자를 수습했지만 25일 시신 7구를 발견한 데 이어 26일에는 처음으로 단 한 명 실종자도 찾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체 내 장애물과 좋지 않은 날씨, 빠른 물살 등이 구조팀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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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 내부의 카펫과 탁자, 이불 등은 큰 걸림돌이다. 세월호는 왼쪽으로 90도 돌아누워 있는데 문이 왼쪽으로 난 객실을 수색하려면 잠수사가 머리 위로 문을 밀고 진입해야 한다. 그러나 객실 내 물건들이 왼쪽으로 모두 쏠리며 문 위에 쌓여있는 상태다. 세월호 4층 뒤쪽 다인실의 경우 30명 정도의 실종자가 적재물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군 구조팀 작전을 통제하는 김진황 대령은 "물속에서는 같은 물건을 들어도 두 배의 힘이 필요한데 1~2명의 잠수사가 들기에는 장애물이 너무 무거워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월호 사고해역에는 2~3미터의 높은 파도와 함께 1초당 10~14m 속도의 강풍이 불면서 구조 작업 중인 선박을 크게 흔들어놨다. 또 오는 29일은 조류가 가장 빠른 '사리'로 나날이 바닷물의 흐름도 빨라지고 조류가 멎는 정조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이런 악조건 때문에 지난 26일 애초 104명의 잠수사를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수시로 작업이 중단되며 실제로는 단 27명만 수색에 나섰다.

앞으로의 상황도 낙관이 어렵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해역에는 28일에도 비와 함께 2.5m 높이의 파도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날부터 선체 곳곳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달아 잠수사 시야를 확보하기로 했지만 장애물 제거에는 묘수가 없다.

오랜 기간 구조 작업이 이뤄지면서 잠수병을 호소하는 잠수사도 속출해 이날까지 5명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에 조심스럽게 선박 인양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실종자 가족과 정부,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만큼 당분간 구조ㆍ수색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인양 결정 시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는 하고 있다" 고 밝혔다.

정부는 구조기간 장기화하면서 시신 유실을 막기 위해 헬기와 해경 함정, 어선 등을 총동원해 해안과 해상, 해저를 모두 수색하기로 했다. 또 지금까지 희생자 187명은 모두 신원확인이 완료됐다고 정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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