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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국민PC 보급사업처럼 장애인·고령층·탈북자·다문화가정 등 사회 취약계층에 태블릿PC 등 스마트 모바일기기를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보급하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14일 서울 무교동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본원에서 만난 이헌중(사진)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사회통합지원단장은 최근 스마트 정보환경에서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선제적 대응을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모바일에서 이미 예매가 완료된 기차표를 현장에서는 구매하지 못하는 등 스마트기기에 익숙지 못한 사람들의 소외 수준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개발해 시범적으로 산출한 스마트 격차지수에 따르면 PC 이용을 중심으로 하는 소외계층의 기존 정보화 수준은 75.2%로 일반인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지만 모바일 융합 기반 스마트 정보화 수준은 일반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5%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해 기준 소외계층 스마트폰 보유율은 42.8%로 전체 국민(74.3%)에 비해 31.5%포인트나 낮았다.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맞아 계층 간 정보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는 셈이다.
이 단장은 "예전 PC시대에는 사회적 소외계층만 정보격차를 겪었지만 이제는 중장년 블루칼라, 경력단절 여성 등까지 새롭게 정책적 교육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가구적 성격이 강한 PC와 달리 스마트기기들은 개인적 성격이 강해 이에 소외된 사람의 경우 생활 자체가 불편해지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선제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스마트기기 보급ㆍ역량ㆍ활용 등으로 나눠 소외계층 대상 교육을 폭넓게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5,000만 국민 가운데 인터넷을 전혀 쓰지 않는 인구 560만명, 제한적으로 쓰는 인구 670만명 등을 포함한 총 1,400만명이 교육 대상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단장은 "일부에서는 온라인 환경이 사회 분열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것조차 모르고 사는 사람이 여전히 매우 많다"며 "교육방법은 다른 정부ㆍ민관기관과 협업해 온ㆍ오프라인 모두 진행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론화하고자 오는 20일 무교동 본원에서 '신정보격차 해소방안 정책 세미나'도 개최한다. 이 세미나에서는 스마트 시대의 정보격차 현황을 짚고 소프트웨어ㆍ인터넷포털ㆍ이동통신 기업과 비영리단체들이 어떻게 정보격차 해소에 참여했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앞으로 초고령사회가 되면 노인 소외가 더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스마트기기에 따른 정보 소외는 더 큰 이슈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하면 정보격차 문제가 특별히 심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가 커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