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경쟁 대신 협력' 더 돈독해진 반애플 연합군

삼성 SW 경쟁력 강화 기대 애플 특허소송서 입지 넓혀

구글도 OS전쟁 유리한 고지 성장전망 청신호 '윈윈전략'


삼성전자와 구글의 포괄적 크로스 라이선스는 글로벌 정보기술 (IT)업계가 특허 분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모토로라 인수로 스마트폰 시장을 노렸던 구글과 바다 및 타이젠으로 운영체제(OS)독립을 꿈꿨던 삼성전자가 경쟁구도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 10년을 지배했던 '갤럭시-안드로이드' 연합으로 되돌아왔다. 양사가 치열해지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결국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특허 계약을 기반으로 취약했던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토로라 인수 이후 제대로 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선보이는데 실패한 구글도 세계 1위 제조업체를 든든한 동지로 만들었다는 점은 소득이다. 서로 윈윈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2000년 대 초반부터 '바다', '타이젠' 등을 통해 OS독립을 계속 시도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구글과의 특허 라이선스를 통해 삼성전자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열고, 구글은 삼성전자를 등에 업음으로써 애플, MS와 OS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됐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세계 1등을 달리고 있는 두 회사가 경쟁 대신 협력을 택한 것은 양사는 물론 IT업계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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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와 구글의 특허동맹이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내놓지만 사실 물밑으로 양사 최고위층의 교감도 끊임없이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시장 환경에서 양사는 결국 협력해야 하는 안드로이드폰 최대 협력사라는 점이 공통된 인식으로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두 글로벌 IT강자가 지적재산권 협력을 강화함에 따라 양사 모두 미래산업 선점의 기회를 확보하며 향후 성장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삼성전자는 클라우드와 검색, 앱, 모바일 광고 등 구글의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에 대한 특허를 마음껏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독자 OS 타이젠의 전략에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이 특허 동맹을 체결한 것과 별도로 타이젠을 앞세워 독자적인 OS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치열한 공방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명령으로 다음달 19일까지 양사 CEO가 나서 특허 타결을 위한 재협상을 열 예정이다. 소프트웨어(SW) 특허를 앞세워 공격하는 애플에 맞서 삼성전자가 구글의 SW 특허를 활용함으로써 입지가 훨씬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송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번 협력에는 시장점유율 못지않게 양사의 특허 경쟁력에 중요한 계기가 됐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허 동맹을 통해 양사가 소프트웨어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애플에 맞선 삼성전자와 구글의 영향력 역시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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