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한국 시간) 소치 동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인기가 많지 않은 설상 종목 경기장은 관중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조직위는 빈 관중석이 TV를 통해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자원봉사자들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자원봉사자 동원에도 관중의 열기가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게르하르 헤이베르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TV 영상, 경기 내용, 시설이 멋지지만 열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헤이베르그 위원은 “(관중이 없어) 조금씩 겁이 난다”며 “학생들이나 군복을 벗긴 군인들로 관중석을 채우는 등 조직위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IOC는 입장권이 충분히 팔렸음에도 관중석이 차지 않아 실제로 관전을 원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관중석이 듬성듬성한 원인을 둘러싸고는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올림픽 후원업체나 취재진에 배정된 좌석이 공백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팬들이 입장권을 구매하고서 테러 위협이나 갑자기 치솟은 현지 물가 때문에 여행을 포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빈 관중석이 나타나는 원인을 러시아인들의 습관에서 찾기도 했다.
알렉산드라 코스테리나 조직위 부대변인은 “약속장소에 일찍 나오지 않고 딱 맞게 도착하는 습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보안 검색이 강화돼 입장 때 걸리는 시간이 길어진 상황에서 관중 대다수가 경기 시작 시간에 몰려 지각사태가 불거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날 쇼트트랙 경기에서는 초반에 한산하던 관중석에 중반부터 열기가 오르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회 초반의 관중부족 현상이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때도 목격됐다며 사태를 관망했다.
베이징, 런던 올림픽에서도 대회 초반에 열기를 높이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하는 사례가 있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