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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 나와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이 사태가 언제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이 제일 힘듭니다."
소병택(사진) KOTRA 모스크바 무역관장 겸 CIS지역본부장은 1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불확실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러시아 경제가 패닉에 빠진 가운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역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혼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 관장은 "지금 러시아의 위기는 한 문제만 풀면 해결되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 상황이 과연 어디까지 갈지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요식업만 봐도 하반기 들어오면서 매출이 30~50%씩 감소하는 등 소비 심리가 죽어가는 게 보일 정도"라며 "러시아에 나와 있는 대기업들의 경우 11월까지는 그나마 실적이 괜찮은 편이었는데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대부분 삼성·현대차·포스코·LG·롯데 등 대기업으로 특히 소비재의 경우 루블화 가치 급락으로 인한 물가 상승, 소비심리 약화에 따라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 법인 관계자 역시 이날 통화에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 관장은 "어차피 환율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금리 인상으로 환율 안정이 이뤄질지 모두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 1990년대 외환위기 때와 달리 러시아 경제의 기초 체력이 많이 나아졌다는 데 그나마 기대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