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시열 제일은행장 인터뷰/“계열사 매각땐 경영정상화 낙관”

◎‘기아자 3자인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지금은 경영진 문책보다 사태수습 할 때『기아그룹에 대한 부도방지협약 적용은 기아자동차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다.』 유시열 제일은행장은 기아그룹의 부도방지대상 선정은 최근 기아그룹의 유동성이 극도로 악화돼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유행장은 그러나 기아그룹의 주력기업인 기아자동차는 경영상 별 문제가 없기 때문에 나머지 계열사 매각 등 자구노력이 착실히 진행된다면 기아자동차는 멀지않아 정상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유행장은 하지만 세간에서 나돌고 있는 소문처럼 기아자동차를 S그룹 등 3자에 인수하는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그룹 부도방지대상 선정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린 유행장을 16일 상오 제일은행장실에서 만나 채권은행단의 입장과 그동안의 경위를 들어봤다. ­기아그룹의 어려움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데 갑자기 부도방지대상으로 선정된데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쳐 기아그룹측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했다. 매일매일 결제에 회부되는 어음규모가 적지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측은 최근 제2금융권으로부터 교환에 돌아올 어음이 많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알아서 막을테니 걱정말라는 식으로만 대답하고 이렇다 할 대처방안은 마련하지 못했다. 또 은행간 협조융자도 2금융권에서 채권회수에 나서는 바람에 이뤄질 수 없었다. 이 때문에 14일 김선홍 회장에게 최후 통보를 했다. ­당시 김회장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회장은 제일은행 등 채권은행에서 막아달라는 얘기만 되풀이했다. ­앞으로 기아그룹의 향방은 어떻게 되는가. ▲부도유예기간중에 채권은행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자구노력이 이뤄지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주력기업인 기아자동차의 경우 자체 경영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기아자동차가 기아특수강, 기산, 아시아자동차 등에 2천억∼3천억원씩 자금을 지원하다보니 기아자동차까지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번 부도방지대상 선정은 주력기업인 기아자동차를 살리기 위한 조치로 이해해달라. ­기아자동차의 제3자인수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인데. ▲기아자동차의 3자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채권은행으로서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다. 대주주도 없는데 어떻게 주식을 확보해 3자에게 인수시킬 수 있겠는가. 다만 기아자동차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들, 특히 기아특수강이나 기산, 아시아자동차 등에 대해서는 3자인수가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채권은행단도 기아그룹 계열사의 매각에 대해 어느 정도 금융지원을 해 줄 생각이다. ­그렇다면 이번 부도방지대상 선정이 기아그룹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는 말인가. ▲그런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김선홍 회장체제에 대해 경영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데. ▲책임문제는 거론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책임추궁보다는 사태수습이다. 사태수습을 위해 어떤 체제가 효율적인지 생각해야 한다.<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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