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여야가 띄운 혁신위, '떴다방'소리 안 들으려면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최근 일주일 사이에 혁신위원회를 잇따라 발족시켰다. 보수혁신특별위원회와 정치혁신실천위원회로 각각 명칭은 다르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정치제도·정치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혁신안을 내놓겠다는 설립 취지는 같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여야의 혁신위 출범은 기존의 정치관행을 버리고 국민의 뜻에 따라 새롭게 태어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혁신 방향에 대해 김문수 새누리당 혁신위원장은 "부패와 타협할 수 없으며 깨끗한 정치를 이루지 못하면 어떤 정치적 타협도 죄악"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에서 새로이 정치혁신실천위원장 임무를 떠맡은 원혜영 의원도 "이번이 우리 당에 부여된 마지막 혁신의 기회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혁신을 하겠다"고 밝혀 혁신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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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기대에 혁신위가 제대로 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누차 봐왔듯 정치권의 혁신 타령이 말만 요란하다 용두사미로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 때나 국민 불만이 거세질 때마다 특권 내려놓기, 정당 민주화, 고비용 정치구조 개선 등을 들고나왔지만 실제 이뤄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게다가 국민의 질책이 멎었다 싶으면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며 구태로 돌아가기 일쑤였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혁신위 구성을 두고 벌써부터 "대선주자 집합소"니, "친노끼리 다 해먹는다"는 잡음이 여야 내부에서 나오는 판국이다. 혁신안이 실제적인 정치개혁으로 이어지려면 인적 구성에서부터 당내 공감을 이뤄야 하는데 이마저 안 되고 있으니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혁신은 실천이다. 혁신위가 공허한 약속만 남발했다가 물러선다면 아파트 '떴다방'과 다름없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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