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덩치값 못하는 극장 서비스

지난주 말 한 극장을 찾은 30대 직장인 A씨는 훌쩍 오른 극장 요금에 깜짝 놀랐다. 첫째주와 셋째주 월요일에 가면 50% 할인해주던 행사가 슬그머니 사라진데다 관람 요금도 20%나 올랐기 때문이다. 롯데시네마는 올 1월1일부로 특별 상영관 '샤롯데'의 요금을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다. 20%나 요금을 인상했지만 공지사항에는 아무런 안내가 없었다. 첫째주와 셋째주 월요일에 반값으로 인하해주던 할인 행사와 첫 줄 표를 구매할 경우 할인해주던 행사도 아무런 안내 없이 종료돼 관객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오감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멀티플렉스 CGV의 4D 영화관도 1만5,000원이던 요금을 지난해부터 20% 인상해 일반 상영관보다 2배 이상 비싼 1만8,000원을 받는다. 그런데도 영사 사고는 심심찮게 일어나 얼마 전에는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3D 영화 상영 중에 물이 쏟아져내려 환불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10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영화 평균관람료는 지난 2008년 6,484원에서 2009년 6,970원, 지난해는 7,834원으로 크게 올랐다. 극장들은 지속적인 요금 인상에 힘입어 역대 최고 매출인 1조1,501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영화관이 매출을 늘리며 웃고 있는 사이 관객들은 점점 영화관을 외면하고 있다. 국내 극장의 관객 수는 2009년 1억5,491만명에서 지난해 1억4,681명으로 10% 가까이 줄었다.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경쟁적으로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극장에 대한 영화계나 관객들의 평가는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한마디로 '덩칫값'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영화 말고 다른 엔터테인먼트도 풍족해진 세상이다. 극장들이 요금 인상과 상영관 늘리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관객 서비스 향상과 영화계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업계는 강조한다. 아무리 극장 수가 늘어나더라도 제공할 콘텐츠가 없다면, 또 관객들이 극장을 외면한다면 결국 혼자 살아남기 어렵다. 성장의 열매를 관객 및 영화계와 함께 나누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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