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새로운 스타트 라인 서는 CEO들

줄줄이 바뀌는 은행장, 자기 색깔 본격 드러낸다

KB스토리금융 전면 수정 전망… SC·씨티 기업금융 매진할 듯

기업-신한 기술금융 진검승부

ICT발달·장기 저금리 기조 등 시장환경 변화 대응전략 핫이슈


'선수들이 스타트라인에 도열하고 있다'

최근 만난 은행 고위관계자는 현재 은행산업이 처한 환경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시중은행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교체되고 있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경쟁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별로 처한 환경도 다르고 CEO가 바뀌었으니 전략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국영업망을 갖춘 국내 8개 시중은행들의 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행장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국민은행(윤종규 내정자 겸직 유력),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박종복 부행장 내정)을 포함할 경우 씨티은행(박진회 행장 선임), 기업은행(권선주 행장), 외환은행(김한조 행장) 등 절반이 넘는 5명의 은행장이 취임 1년 미만이 된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내년 초 행장 교체가 예정돼 있다.

새로운 CEO들이 대거 시장에 등장하면서 이들이 어떤 전략으로 시장공략에 나설지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은행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 발달 및 장기 저금리 기조 등 시장환경 변화에 따른 전략재편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수장교체는 은행 간 색깔경쟁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에서도 장기 경영 공백을 최근 마감한 국민은행의 행보가 가장 큰 관심사다.

관련기사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29일 이사회 논의를 통해 행장 겸임을 공식 발표할 예정. 현재로서는 이건호 행장이 추진했던 스토리금융 등의 전략에 전면수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의 소매금융 강자이자 최근 수년 사이 영업력이 크게 훼손된 국민은행이 고토회복에 나설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향후 행보가 지닌 의미는 이를 지켜보는 경쟁은행들의 심경에 잘 드러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이미 소매금융 시장에서 공격적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장기 충성고객이 워낙 많아 이들이 움직일 경우 빅머니무브 등의 급격한 변화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금융 부문에서도 경쟁구도 변화가 예상된다.

SC은행은 아제이 칸왈 전 행장이 떠나면서 차기 행장으로 유력한 박종복 부행장은 소매금융보다는 기업금융에 매진할 방침이다. 소매금융 부분의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지가 관건이다.

큰 폭의 점포폐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씨티은행 역시 하영구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박진회 행장이 기업금융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두 외국계 시중은행이 선택과 집중에 나섬에 따라 기업금융 시장에 균열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두 은행은 스마트브랜치 등 무인점포 전략에도 열심이어서 이들이 어떤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올지도 관심사다.

중소기업금융 부문 역시 진검승부의 장이다. 연말께 취임 1주년을 맡는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취임 2년 차를 맞이해 본격적인 자기 색깔 드러내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권 행장은 기술금융 확대를 노리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기술금융 활성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서진원 신한은행장과의 한판 대결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김한조 외환은행장 역시 취임 이후 중소기업금융 강화에 전력하고 있다. 하나와 외환, 통합은행 수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전면적인 전략 수정이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서진원 현 행장과 이순우 회장의 연임이 유력해 큰 틀의 전략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화두인 기술 금융을 중심으로 역시 중소기업 대출이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