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산브렌트유 가격은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배럴당 장중 79.72달러까지 하락하며 지난 2010년 9월29일(장중 최저 78.34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13일 80.11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배럴당 76.63달러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 약세는 석유수요 감소에도 OPEC 산유국들이 감산 결정을 망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OPEC 회원국 중) 리비아·베네수엘라·에콰도르가 유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OPEC의 3대 산유국인 쿠웨이트는 (OPEC) 그룹이 일간 생산량을 3,000만배럴로 감축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OPEC도 12일 발간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 11월호'에서 회원국 일부의 감산론 입지를 위축시킬 수 있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OPEC은 올해와 내년에 세계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고 석유 수요도 증가(일 평균 올해 9,119만배럴→내년 9,238만배럴)할 것이며 비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도 확대(일 평균 올해 5,591만배럴→5,716만배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 회원국들의 감산 여부가 한층 불투명해지면서 미국·러시아·이란 등을 밀어내기 위해 기존 산유국들이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시장에서 나온다. 이미 미국 등의 타격도 현실화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2일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서 유가하락으로 미국의 내년도 셰일가스 투자규모가 10% 줄고 산유량도 축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담당 장관은 "유가전쟁설은 의도적이든 아니든 오해이고 현실성도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