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베르디 음악 속에서 펼쳐진 세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

국립오페라단 '가면 무도회' 내달 13~16일 예술의전당서

바리톤 고성현

소프라노 임세경

테너 정의근

1972년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1746~1792)가 암살당했다. 귀족들의 횡포를 없애기 위해 국왕이 의회와 귀족의 권한을 축소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귀족들이 음모를 꾸며 왕을 시해한 것이다. 이같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베르디는 오페라 '가면 무도회'를 만들었다. 단순히 정치적인 이야기뿐 아니라 세 남녀의 삼각관계가 부각되면서 작품은 어떤 허구보다도 드라마틱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국립오페라단은 2011년 마지막 공연으로 베르디 음악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오페라 '가면무도회'를 선보인다. 작품은 10월 13~1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8일과 29일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제 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폐막작으로 오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지난 8월 김의준 예술감독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라 한층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가면 무도회'는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 가상의 시간과 공간을 배경으로 꾸며지는 게 특징이다. 금속 소재의 무대와 함께 의상 역시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심플하게 구성했다. '가면무도회'는 여주인공이 극의 중심이 되는 '프리마돈나(prima donna) 오페라'가 아닌 남자 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소프라노 여주인공들이 사랑과 희생을 하는 '라 트라비아타', '라 보엠', '토스카' 등 다른 이탈리아 비극오페라와 달리 '가면무도회'는 테너 주인공이 죽음의 주인공이 된다. 작품은 베르디가 극작가 외젠 스크리브의 원작에 애정과 갈등의 드라마를 넣어달라고 대본작가 안토니오 솜마에게 부탁해 현재의 '가면무도회'가 탄생했다. 신하이자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는 군주 리카르도와 왕에게 충성을 바쳤지만 자신의 아내와 왕이 서로 사랑한다는 걸 알고 왕을 암살하는 레나토, 금지된 사랑에 고뇌하는 비운의 여인 아멜리아의 이야기가 베르디의 음악 속에서 펼쳐진다. 이번 작품은 지난해 한복을 입고 국립오페라단 '맥베드'를 지휘해 화제를 모았던 마르코 발데리가 지휘를 맡고 최근 중국에서 창작오페라 '춘향전'을 선보인 장수동이 연출했다. 오페라 스타도 대거 출동한다. 테너 정의근과 김중일이 주인공 리카르도를 연기하고, 소프라노 임세경과 이정아가 아멜리아역을, 대한민국 최고 바리톤으로 꼽히는 고성현과 석상근이 국왕의 암살을 시도하는 레나토를 연기한다. 이리카르도의 암살 장면이 펼쳐지는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무도회 장면은 유리로 둘러싸인 '거울의 방'에서 펼쳐진다. 유리조각을 엮어 만든 거대한 샹들리에 등 화려하게 빛나는 무대가 그의 죽음을 더욱 비극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장수동 연출가는 "도시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유리라고 생각해 무도회 장면을 거울의 방으로 꾸몄다"며 "이탈리아 멜로드라마를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