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이 버지니아주 월리엄스버그의 한 리조트에서 비공개로 연찬회 성격의 모임을 가진 가운데 폴 라이언(공화당ㆍ위스콘신) 미국 하원 예산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단기간 부채한도를 증액했을 때의 장점을 논의했다"며 "상원과 백악관이 오는 3월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이언 의원은 지난해 대선에서 밋 롬니 전 공화당의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바 있으며 재정 문제에 대해 공화당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힌다.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는 16조4,000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12월31일 한도를 넘기는 바람에 재무부가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달러를 임시방편으로 조달했다. 하지만 이마저 2월15일부터 3월1일 사이에 동날 것으로 의회예산조사국(CBO)은 보고 있다.
라이언 위원장의 발언은 또 한번의 미봉책으로 채무한도를 단기간 높여 시간을 벌고 재정지출 삭감과 예산협상에서 압박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 정치권은 또 새해 벽두 '재정절벽' 협상에서 부자증세 등에 일부 합의하며 시퀘스터 발동시기를 애초 시점보다 2개월 이후인 3월1일로 미뤄놓아 다음달 말까지 협상을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 또 임시예산 사용시기도 3월27일까지여서 이때까지 합의하지 못하면 일부 정부부처의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라이언 위원장은 "공화당은 채무위기를 막고 경제를 성장시키며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를 지키고 건강보험도 개선하는 동시에 세제를 개혁할 수 있는 정확한 예산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방안은 또 공화당 지도급 인사들이 최근 부채한도를 놓고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는 데 대한 위험성을 잇따라 경고한 데 이어 나와 공화당의 전략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공화당 의원들의 모임에서도 백악관과 상원을 민주당에 내준 채 하원만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의 한계를 토로하는 의원들도 많았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